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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날기 시작한 'K푸드', 강한 규제로 발목잡지 말아야
"국내 시장이 진짜 어렵습니다."최근 만난 한 식품업체 관계자에게 실적에 대해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K푸드' 열풍으로 긍정적 대답을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랐다. 그마저도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일부 기업만 해당한다는 것이다.대표적으로 국내 식품업체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CJ제일제당만 봐도 3분기 누적 식품 해외매출(4조3123억원)은 작년보다 5.1% 성장한 것과 달리 국내매출(4조2836억원)은 2.8% 줄었다. 전체 식품 매출은 1.0% 증가한 8조595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6% 감소한 3872억원에 그쳤다.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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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신으로 얼룩진 부동산 정책…규제보다 신뢰 회복이 먼저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각종 논란과 이슈에 휩싸이며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가장 국민의 신뢰가 높고 공정해야 할 정부의 정책이 여러 민원과 적법성 논란으로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셈이다.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는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수치만을 취사 선택해 통계를 누락했다는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규제지역 정책의 기준이 되는 시점이다.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직전 3개월 통계'를 기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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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의 '플랫폼 중독'…본업 경쟁력은 남았나"
은행권이 일제히 '플랫폼 전쟁'에 뛰어든 지 벌써 몇 년째다. 각 사마다 자체 앱을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내세우며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장했다. 송금, 대출,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쇼핑·건강관리까지 담은 모습은 얼핏 혁신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 이면에는 냉정한 질문이 남는다. "이 플랫폼이 은행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가"은행들이 플랫폼을 강화한 이유는 명확하다.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비이자수익 확대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사이클이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자 새로운 수익원과 고객 접점 확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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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기선 HD현대 회장에 놓인 과제들
HD현대가 정기선 회장 체제로 새 출발을 알렸다. 기존 권오갑 회장 아래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던 HD현대는 '오너 3세 경영' 시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준 정 회장이 신사업 투자 측면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정 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 2020년 아비커스(자율운항 전문 기업) 출범 등을 주도하며 승부사적 결단력을 보여줬다. 또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작업을 주도해 건설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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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외환보유액의 착시…‘달러 유동성 함정’에 갇힌 한국경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안정적’이라는 수식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얇은 긴장감이 흐른다.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을 넘나들고 있다. 정부는 “위기 때보다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놓지만, 시장은 달러 유동성의 압박을 체감하고 있다. 표면적 지표와 체감 사이의 괴리, 그것이 지금 한국 외환시장의 본질이다.문제는 ‘보유고의 질’이다. 4,200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은 미국 국채, 유럽채, 기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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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전시 재정이 보내는 경고음
최근 이장우 대전시장은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광주’의 사례를 언급했다. 광주시는 이미 지방채 규모가 2조원을 넘었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철도 2호선 같은 대형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이 시장의 발언은 단순한 비교일까, 아니면 ‘대전도 더 빚을 내야 한다’는 신호일까. 대전시 재정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 질문의 답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대전시의 지방채는 이미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신규 발행 한도는 1470억원 중 1370억원이 소진되어 사실상 바닥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철도 1호선의 무선통신망 교체사업처럼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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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의 국적은
"한국 롯데그룹은 대한민국 기업이다." 롯데그룹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9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이처럼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고, 근무하는 사람도 대부분 한국인이라며 롯데의 국적은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롯데의 국적을 명확히 밝혔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롯데가 연거푸 '국적 논란'을 자초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6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는 해외 욱일기 자일리톨 광고를, 작년에는 롯데온이 욱일기 머그컵 판매 등을 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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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전시, ‘문화로 돈 버는 도시’…성과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전의 가을밤이 음악과 이야기로 물들었다. 지난 27일 서구 관저동 마치광장에서 열린 ‘뮤직토크쇼’는 시민 1000여명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대전시와 대전문화재단은 이 공연을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닌, 시민 향유 확대와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실험으로 규정했다.민선 8기 들어 대전은 ‘0시 축제’ 같은 대형 이벤트와 생활 밀착형 공연을 병행하며 ‘노잼 도시’의 꼬리표를 떼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화재단은 이를 통해 예술인 활동 촉진, 일자리 창출, 관광 소비 진작 등 다층적 파급효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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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신사 해킹 충격…고객 보호 최선 다해야
올해에만 통신사 두 곳에서 해킹이 이어지면서 고객들은 충격에 휩싸였다.지난 4월 SK텔레콤의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에 이어서, KT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생기면서 고객들의 불안감은 고조되는 상황이다.개인정보의 철통 보안이 힘든 세상이라고 하지만, 회사 측의 보안 허점으로 인해서 유출되는 경우에는 고객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KT 해킹은 이용자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더 큰 비판을 불러왔다. 서울 서남권·경기 일부 지역에서 피해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후 서울 서초구·동작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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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푸드' 이끄는 식품업계, '모방' 관행 없애야
지난달 빙그레는 20년 만에 빙과 '메로나'와 관련한 법적 분쟁에서 이겼다.메로나는 빙그레가 1992년 출시한 제품이다. 현재도 멜론맛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그간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빙그레는 2005년 '메론바'를 판매하던 서주의 전신 효자원을 상대로 메로나와 포장지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이후 빙그레는 2023년 서주를 상대로 '메론바'의 포장지가 메로나와 유사하다며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9월 1심 판결에서 법원은 서주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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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설업 중대재해 근절 '처벌' 보다 '구조적 원인'부터 해결해야
정부가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각 기업들도 중대재해 발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사고 건수가 줄어들 지 않고 있다.특히 국내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 대부분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건설업의 제도적·구조적인 원인 분석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최근 건설 업계의 반복되는 사고와 관련해 정부는 물론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건설업 면허 취소까지 언급하며 초강경 대응을 방침을 거듭 시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건설사에 면허 취소, 공공입찰 영구 박탈, 과징금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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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년도약계좌, 제도의 취지와 현실적 한계
청년 자산 형성 지원을 목표로 출범한 '청년도약계좌'가 2년 만에 폐지를 앞두고 있다. 대신 내년부터는 '청년미래적금'이 자리를 차지한다. 명목은 제도 정비지만 결과적으로 또 한 번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갈아치우기가 반복된 셈이다. 문제는 처음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 청년들이 체감한 불편과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점이다.1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공개한 2024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도약계좌 예산 6038억원 중 실제 집행액은 2843억원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3150억원이 미집행액으로 남았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서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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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기업 해외 이전 부추기는 '노란봉투법'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원청 기업은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국내 중소협력업체가 도산해 국내 산업 공동화 현상이 현실화할 것이다."지난 24일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두고 경제단체들은 기업에게 해외 이전을 초래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노란봉투법 국회 통과에 반감을 표한 것은 경제계뿐만이 아니다. 노란봉투법이 기업의 경영을 옥죄면서 우리 제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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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장 엔진에 찬물 끼얹은 세제개편안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 5000’을 외치던 정부의 목표와 달리, 현장에서는 투자심리 위축과 소비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증권거래세율을 0.15%에서 0.2%로 인상하는 것이다. 여기에 법인세 최고세율은 24%에서 25%로, 3억원 이상 금융소득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율은 25%에서 35%로 올랐다. 매출 1조원 이상 금융사의 교육세율도 0.5%에서 1.0%로 두 배 높아졌다.발표 직후 시장은 급격히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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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 기업의 공짜 망 사용료 문제, 이대로 둘 순 없다
해외 기업의 망 사용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논란의 중심은 국내 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구글 등 해외 기업은 이를 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구들 등 해외 기업이 많은 인터넷 트래픽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것이다.망 사용료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내는 요금을 의미한다.현재 국내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등은 이를 지불하고 있지만, 구글 등 해외 기업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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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K-LG, '동박 협업'으로 배터리 악연 청산하나
SK와 LG 사이의 '배터리 악연'이 최근 '해빙' 무드를 띠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배터리 시장 공략이라는 목표 아래 SKC의 동박 제조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배터리 셀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을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이에 대해 SKC는 "양사 간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 진행 중이나 공급 계약과 관련해 합의된 사실은 없다"고 공시했다.SK넥실리스가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용 동박을 공급하게 된다면 10년 이상 지속돼온 SK와 LG의 '배터리 악연'이 청산될 것으로 기대된다.양사는 2011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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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식품업계, 어려울수록 '도전'을 성장 동력 삼아야
올해 들어 식품업계에서 과거 인기 제품들을 재출시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대표적으로 농심의 경우 창립 60주년을 맞아 1975년 출시한 '농심라면'을 다시 선보였고, 1980년 출시한 스낵 '크레오파트라' 등도 재출시했다.롯데웰푸드는 약 30년만에 과자 '체스터쿵'을 다시 선보였고, 아이스크림 '대롱대롱'과 '엄마의 실수'를 '돌아온' 시리즈로 새롭게 내놨다.이 밖에 오리온, 서울우유 등도 단종했던 제품을 다시 선보이는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이와 함께 한 회사가 내놓은 신제품 맛이 인기를 끌면 유행처럼 다른 회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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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정책, 수요 억제보다 시장 원리 반영해야
새 정부 출범 이후 급등세를 보이던 집값이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 정책으로 일단은 진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상황과 원리를 충분히 반영한 근본적인 플랜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부동산 시장은 수요 억제만으로는 안정화되기 복잡한 구조를 가진 만큼 수요에 충족하는 주택 공급 확대 등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구체적인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현재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6·27 대출 규제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고 호가가 하락하면서 일시적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중론이다.정부 규제의 경우 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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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화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G2 도약 위한 과제는
"한국처럼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 사람들이 굳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도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간 거래나 거래소 간 자금 이동에 많이 쓰이지만, 생활 속 실사용처가 더 다양해져야 진정한 확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최근 만난 한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조건으로 실효성, 즉 '명확한 사용처 확보'를 꼽았다. 스테이블코인이 본질적으로 '화폐'인 만큼, 기술력이나 발행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이걸 써야 하는가"라는 의문에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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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 정부 'AI 3대 강국' 도약 성공해 IT DNA 이어가길
어디를 가도 '인공지능(AI)'. 요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가 바로 'AI'다.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AI뿐 아니라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일상생활에서도 활발하게 쓰이며 친숙해지고 있다.최근에는 챗GPT의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타일 사진 변환이 인기를 끌면서 챗GPT는 올해 3월 처음으로 월간 한국 활성 이용자수(MAU)가 500만명을 넘어섰고, 4월에는 100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AI'는 세계적인 대세이자, 외면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향후 미래의 IT업계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AI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막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