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부 정선영 기자
유통바이오부 정선영 기자

올해 들어 식품업계에서 과거 인기 제품들을 재출시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심의 경우 창립 60주년을 맞아 1975년 출시한 '농심라면'을 다시 선보였고, 1980년 출시한 스낵 '크레오파트라' 등도 재출시했다.

롯데웰푸드는 약 30년만에 과자 '체스터쿵'을 다시 선보였고, 아이스크림 '대롱대롱'과 '엄마의 실수'를 '돌아온' 시리즈로 새롭게 내놨다.

이 밖에 오리온, 서울우유 등도 단종했던 제품을 다시 선보이는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한 회사가 내놓은 신제품 맛이 인기를 끌면 유행처럼 다른 회사 제품에도 동일한 맛이 적용돼 출시되기도 했다.

농심이 지난 4월 출시한 멜론맛 스낵 '메론킥'이 단기간 빠른 판매량을 보이며 인기를 끌자 해태제과도 지난달 '홈런볼' 메론우유맛을 내놨고, 롯데웰푸드도 약 10년만에 '칸쵸' 멜론맛을 다시 출시하기로 했다.

업체별로 사정은 다르겠지만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 따르기도 하고, 과거 추억을 되새기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삼아 다시 선보이는 곳도 있을 것이다.

소비자마다 각각의 입맛이 다른데 시장을 뒤흔들 신제품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에 인기가 검증된 맛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감안해도 국내 식품업계가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신제품을 제공하려는 연구개발(R&D) 투자에 인색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이 넘는 주요 식품제조사 10곳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평균은 약 0.7%였다. 비율이 1%가 넘은 기업은 CJ제일제당(1.22%)과 대상(1.09%)뿐이었다.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의 비율이 1.8% 수준으로 알려져있는데 국내 기업 평균은 이와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물론 식품업종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타 산업대비 낮아 한정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점도 있다.

더구나 올해 경기 침체와 각종 원자재값·환율 상승 등 경영 부담이 가중되면서 모험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게 된 경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실적 개선에만 집중해 투자와 도전을 소홀히 한다면 업계 불황은 더 심화될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소비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된 제품만 출시한다면 매출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려울수록 시장 판도를 바꿀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가까운 미래에 '이런 제품도 출시하네?' 라는 생각이 절로드는 획기적인 소식을 업계에서 더 자주 듣기를 바란다.

굿모닝경제 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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