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건설부 김형수 기자.

"한국 롯데그룹은 대한민국 기업이다." 

롯데그룹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9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이처럼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고, 근무하는 사람도 대부분 한국인이라며 롯데의 국적은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롯데의 국적을 명확히 밝혔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롯데가 연거푸 '국적 논란'을 자초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6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는 해외 욱일기 자일리톨 광고를, 작년에는 롯데온이 욱일기 머그컵 판매 등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도쿄 소재 롯데시티호텔 긴시초는 욱일기 만큼 역사적으로 민감한 동해 표기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를 건드리고 있다.

이 호텔은 앞서 지난 2020년 홈페이지 내 지도 일본해 표기 논란이 불거지며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는데도 일본해 표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설정 시에는 물론이거니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제작한 한국어 설정 페이지 지도에서도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에는 일본해가 있을 뿐 동해는 찾아볼 수 없다.   

이달 초 한국 롯데호텔이 롯데시티호텔 긴시초 운영사 일본 롯데홀딩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호텔 사업 공동 추진·운영 계획을 발표했으나 달라진 것은 없다. 오히려 외국어 설정 시 일본해로 표시됐다가, 한국어로 설정할 경우 동해로 노출되는 지도를 탑재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탄을 받았던 5년 전에 비해 더 후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롯데호텔이 당시 내놨던 입장을 다시 읽어보면, 동해가 아닌 일본해 표시 지도를 탑재한 것이 단순 실수가 아닌 어떤 저의가 깔려있는 행동은 아닌지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2020년 롯데호텔은 한국어 설정 시 지도에 동해로 표시되도록 한 것은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를 고려해 취한 조치'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동해 표시 여부를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다시 롯데에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 이후 한국 소비자들의 정서보다 일본 소비자들의 정서를 더 중시해서 한국어 설정 시에도 지도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시되도록 한 것인지. 그렇다면 롯데의 국적은 어디인지. 

굿모닝경제 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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