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미국서 통합 생산거점 운영…우크라이나 재건 사업도 앞둬
두산밥캣, 멕시코에 신규 생산시설 구축
![HD현대 본사 전경.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11/277323_246697_5336.jpg)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3사가 국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해외로 수출을 늘리고 생산시설을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 리쇼어링(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및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을 강조해오고 있는 가운데, 굴착기·로더 등 건설 장비를 제조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밥캣의 올해 3분기 북미 지역 매출(달러 기준)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 증가한 11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내 주택 경기 및 인프라 투자 수요가 견조하며, 특히 소형 로더와 굴착기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으로 딜러들의 선주문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두산밥캣은 매출의 7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민감한 당사자다.
두산밥캣은 "관세 영향으로 지게차 수요가 둔화했음에도 소형 장비 수요 개선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보편 관세(10% 이상)' 리스크에서 두산밥캣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이미 강력한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노스타코타주 비즈마크 ▲노스다코타주 그위너 ▲위스콘신주 존슨 크릭 ▲미네소타주 리치필드 ▲노스캐롤라이나주 스테이츠빌 ▲노스다코타주 와페턴 ▲미네소타주 로저스 등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두산밥캣은 북미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산업단지에 신규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3억달러(약 4000억원)을 투자해 6만5000㎡(약 2만평) 규모로 건설되며, 2026년 공장 준공 및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이 공장에서 자사 스테디셀러인 'M-시리즈' 소형 로더를 생산해 북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공장이 실제 가동되면 북미 지역에서의 로더 제품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약 20% 증대될 것으로 두산밥캣은 전망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 3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각각 2197억원, 3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 38% 증가한 수치다.
HD현대건설기계는 "제품 믹스 개선 및 관세로 인한 장비 가격 상승 전망으로 선수요가 증가했다"고 북미 지역 매출이 늘어난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 1월 통합 법인 'HD건설기계' 출범을 앞두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 브런지윅에 'HD현대 통합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를 설립하는 등 협력해왔다. 양사는 통합 후에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통합된 생산거점과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건설기계 3사는 유럽에선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과 관련해 대규모 수주를 단행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9월 우크라이나 영토개발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재건 연수단이 HD현대건설기계 울산캠퍼스를 방문해 재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전쟁 전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딜러망과 네트워크를 유지해왔다. 앞으로 단순한 건설장비 공급을 넘어 기술 교육, 인력 양성, 현지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 포괄적 지원 체계 구축 논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양사가 비록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과거 러시아 시장에서도 건설 장비를 판매했던 경험이 있어 종전 후 러시아 시장 회복으로 인한 매출 성장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두산밥캣의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본격화돼 소형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가 발생한다면 수혜를 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밥캣은 "올해 3분기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며 "금리 인하 및 재정 확대로 건설장비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