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ETRI·리벨리온·퓨리오사AI 협약…“엔비디아 넘어설 공공 수요 기반 확산”
![대전시는 9월 22일 시청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리벨리온, 퓨리오사AI와 ‘국산 AI 반도체 실증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굿모닝경제 조준영 기자]](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09/272982_242202_4519.jpeg)
"국산 AI 반도체 실증 거점, 대전에서 출발"
대전시가 국산 AI 반도체 기반 마이크로데이터센터(MDC) 개발과 실증 사업에 착수했다. 시는 2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 반도체 전문기업 리벨리온·퓨리오사AI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총 323억7000만원 규모의 연구개발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에 선정돼 국비 273억원을 확보했다.
사업 기간은 2025년 7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4년 6개월. 국산 칩을 탑재한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개발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준기 ETRI AI 반도체 연구실장은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비용·전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간·에너지 효율적 모델을 개발한다”며 “보안성과 국산 생태계 확산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실증 사례로 상용화 가속
실증 대상으로는 대전교통공사의 역사 내 고객 이상행동 감지, 바이오브레인의 의료 AI 진단 서비스가 선정됐다. 이는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실제 공공·산업 서비스에 국산 칩을 적용하는 단계로, 상용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성원 ETRI 부원장은 “엔비디아보다 먼저 연구를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기업들이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에 올리기 주저하는 상황에서, 마이크로 AI 클라우드 시스템은 자체 AI 운영의 최적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진짜 상대는 엔비디아”
참여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국내 협력’과 ‘글로벌 경쟁’을 동시에 강조했다. 김영신 리벨리온 이사는 “엔비디아가 연간 18조원을 R&D에 쓰지만 우리는 작은 회사”라며 “공공 수요라는 마중물이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범 퓨리오사AI 상무는 “리벨리온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이고 우리의 진짜 경쟁자는 엔비디아”라고 못 박았다. 그는 “LG AI 연구원, 업스테이지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기술력을 인정했다”며 “정부 과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전시 실증 서비스가 실제로 운영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국내 유망 기업과 지자체가 손을 맞잡는 뜻깊은 자리”라며 “AI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신 리벨리온 이사(왼쪽부터), 정영범 퓨리오사AI 상무 [사진=굿모닝경제 조준영 기자]](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09/272982_242203_4617.jpeg)
◇ 반도체 역사의 도시, AI 반도체 허브로
대전은 1989년 세계 최초 4메가 D램을 개발한 도시로 반도체 산업의 기원을 가진다. 이번 사업은 대덕특구와 스타트업파크 등 집적된 연구·창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반도체 혁신 생태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은 대전이 AI 반도체 실증과 확산의 거점 도시로 도약할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대전은 KAIST, 충남대, 연구기관과 ICT 클러스터가 집적된 인프라를 갖췄고 도시철도 CCTV 실증 등 선행 경험도 쌓았다. 반면 대구·광주 등 타 도시는 AI SW·데이터 중심 육성에 집중해 반도체 분야 실증에서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공공 수요 기반 실증이 성과를 내면 국산 칩 확산의 길이 열린다. 이번 대전 모델은 산학연·지자체 협력으로 글로벌 기업과 맞설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손철웅 대전시 미래전략산업실장(왼쪽부터), 구본태 ETRI 본부장, 김영신 리벨리온 이사,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 정영범 퓨리오사AI 상무, 강성원 ETRI 부원장, 강민구 대전시 반도체바이오산업과장, 여준기 ETRI 실장. [사진=굿모닝경제 조준영 기자]](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09/272982_242204_4632.jpeg)
대전=조준영 굿모닝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