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통계 중심 역할, 컨트롤타워 역할 위한 제도적 기반 미비”
![사진은 국가데이터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11/277327_246703_374.jpg)
최근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격상됐지만 여전히 통계 중심의 역할에 머물러 있고 실질적인 데이터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법적·제도적으로 공공·민간데이터·인공지능(AI) 데이터 생태계를 총괄할 권한이 아직 명확히 부여되지 않았고, 각 분야별로 데이터 컨트롤타워가 존재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당장 총괄 컨트롤타워로 위상을 정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총괄 컨트롤타워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관련 제도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2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가데이터처 발전 전략’ 토론회를 주최하고 “급속한 디지털화의 물결 속에서 AI가 시대적 화두인 현 상황에 조직 개편이 진행돼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데이터 총괄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지향점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국가데이터처가 대한민국 데이터 중심 기관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수집·활용·저장·관리·공유 전반에 걸친 제도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부처간 역할 정리나 협력체계 구축 등 실무적 준비 사항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여전히 통계 중심 역할, 컨트롤타워 제도적 기반 미비…국가데이터기본법 필요”
지난 10월 기존 통계청이 공공·민간 영역 망라 ‘데이터 총괄 부처’를 지향하는 국가데이터처로 격상됐다. 국가데이터처 출범을 통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민간과 공공 영역의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정확하게 수집 및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각 영역의 데이터를 공유·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각 분야별로 데이터 컨트롤타워가 존재하고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국가데이터처가 실질적인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조사관은 토론회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각 분야별로 데이터 컨트롤타워 존재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와 같은 AI 관련 범정부 컨트롤타워 존재 등을 지적하며 “국가데이터처가 이 같은 이유로 단기간에 모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총괄 컨트롤타워로 위상을 정립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보현우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이날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승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데이터처가 여전히 통계 중심의 역할에 머물고 있다”며 “국가데이터처는 명칭상 데이터 정책의 중심 기관이지만 법적·제도적으로 공공·민간데이터·AI 데이터 생태계를 총괄할 권한이 아직 명확히 부여되지 않았다. 국가데이터처가 실질적인 데이터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아직 미비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가데이터처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데이터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황보현우 교수는 “우리나라의 데이터 정책은 공공데이터·민간데이터·개인정보·통계·AI 데이터 정책이 부처별로 분절되어 있어 AI 시대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공공·민간·통계데이터를 아우르는 단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며 그 중심에 국가데이터처가 자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데이터기본법을 제정해 데이터 정책의 범위와 역할을 명확히 하고, 국가데이터처의 조정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이 법이 제정되어야 부처별로 분절된 현 구조를 조정하고, 국가데이터처가 명실상부한 국가 데이터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영섭 동국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는 향후 국가데이터처의 역할에 대해 “통계데이터, 행정데이터, 공공데이터를 잘 연계해 국가가 책임지는 AI 모델의 기본학습데이터를 제공해야 하고, 기후위기·팬데믹·인구구조 변화·금융 불안 등의 데이터 연계를 통한 국가위험 조기 경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또 양질의 데이터로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안전한 데이터 접근을 지원하는 데이터·AI 생태계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굿모닝경제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