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최초로 해외 사업에 본격 뛰어든 카카오뱅크가 인도네시아·태국에서 연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카카오뱅크]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최초로 해외 사업에 본격 뛰어든 카카오뱅크가 인도네시아·태국에서 연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해외 사업이 순항 중이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최초로 해외 사업에 본격 뛰어든 카카오뱅크가 인도네시아·태국에서 연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분 참여'와 현지 금융사와의 '컨소시엄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2023년 9월 지분 10%를 투자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올해 1분기 영업수익 343억원, 당기순이익 2200만원을 기록하며 첫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 3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실적이다. 고객 수도 320만 명에서 500만 명대로 빠르게 증가하며 현지 디지털은행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 공식 론칭한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앱 '그랩(Grab)'과 싱가포르텔레콤(싱텔, Singtel),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 기업인 '엠텍(Emtek)'을 주요 주주로 한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9월 '그랩'과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1032억7200만원을 투자해 슈퍼뱅크 지분 10.05%를 획득했다.

또한 슈퍼뱅크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카카오뱅크의 적극적인 경영 자문과 UX·UI 개선 참여가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분 투자 이후 ▲상품·서비스 기획 ▲UX·UI 자문 ▲신규 상품 개발 협력 등 실질적 지원을 확대해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금융 컨설팅 계약을 체결해 신규 금융상품 출시 자문까지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아이디어 기반의 신규 서비스도 연내 인도네시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진출 전략을 ▲스마트 마이너리티(낮은 리스크로 현지 시장 학습) ▲컨소시엄 파트너십(공동 사업 추진) ▲리딩 메이저리티(주도적 사업 추진) 등 3단계로 구분하는데, 슈퍼뱅크는 현재 2단계인 '컨소시엄 파트너십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 진출지인 태국에서도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태국 최대 금융지주사 중 하나인 SCBX, 중국 디지털은행 '위뱅크(WeBank)'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뱅크는 이 컨소시엄에서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근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카카오뱅크는 2대 주주로 참여해 상품·서비스 기획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최근 태국으로 건너가 SCBX 새 대표를 만나 진척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진출은 한국 금융권에서도 의미가 크다. 인가를 획득할 경우 카카오뱅크는 태국 최초의 한국계 인터넷은행이 되며, 이는 국내 금융사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태국 금융시장에 복귀하는 사례가 된다. 기존 한국계 은행들은 외환위기 당시 모두 철수한 바 있어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형태의 금융 사업모델로 진입 문을 연 셈이다.

아락 수티봉 SCBX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카오뱅크와 선보일 가상은행은 완벽한 인공지능(AI) 은행으로 출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두 지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금융상품·UX 자문에 이어 신규 서비스 개발로 참여 범위를 넓혀 가고 있으며, 태국 가상은행에서는 상품·서비스 기획뿐 아니라 모바일 앱 개발과 IT 시스템 구축을 카카오뱅크가 리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향후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진출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미 진출한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과 새로운 국가로의 진출 두 가지 방향성 모두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최희우 기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