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사진=연합뉴스]

구글의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3.0’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능을 인정받으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 랠리를 이끌었다. 경쟁사 최고경영자(CEO)들까지 공개적으로 기술적 성과를 인정하는 등 AI 생태계 내 주도권이 재편될 조짐이 나타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되면서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2.86포인트(0.44%) 오른 4만6448.27에 마감했고, S&P500지수는 1.55%(102.13포인트) 급등한 6705.12를 기록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무려 2.69%(598.92포인트) 폭등한 2만2872.01로 뛰어오르며 AI 주도 장세의 복귀를 알렸다.

시장의 관심을 끈 제미나이 3.0은 복합 모달 처리 능력과 추론 성능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돼 공개 직후부터 AI 업계의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이제 우리가 추격자가 됐다”고 말하며 사실상 구글의 기술 우위를 인정했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역시 “축하한다”고 언급하며 새로운 경쟁 국면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제미나이의 약진은 구글의 주가를 직격적으로 끌어올렸다.

알파벳은 이날 6% 넘게 오르며 시가총액 3조8300억달러를 돌파, 마이크로소프트(3조5100억달러)를 제치고 미국 증시 시총 3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불과 2거래일 만에 약 1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시장이 구글 중심의 AI 패러다임 재정립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기술주 전반에 확산돼 엔비디아(2.05%), 마이크로소프트(0.40%) 등 기존 AI 핵심 종목도 동반 상승했다. 장 초반에는 제미나이 부상에 따라 GPU 중심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일부 나타났지만, 결국 시장은 “AI 산업의 전체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선택하며 매수세가 강화됐다.

반도체 업종도 AI 모멘텀을 타고 폭등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63% 급등했고, 구글 TPU(텐서처리장치) 핵심 파트너인 브로드컴은 11.10% 폭등하며 지수 내 시총 2위 자리를 TSMC에서 빼앗았다.

TSMC는 3.48%, ASML은 2.20%, AMD는 5.53%, 마이크론은 7.99% 각각 상승하며 AI 연산 구조의 다변화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됐다. 월가에서는 브로드컴의 강세가 단순한 단기 호재를 넘어 “AI 칩 시장이 GPU 중심에서 TPU·ASIC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알파벳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도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심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디렉터는 “알파벳 자체엔 분명 호재지만 시장 전체를 단독으로 끌어올리는 종목이 하나뿐일 때는 부담이 된다”며 “이 현상이 며칠 이상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가 3.94%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기술(2.49%)과 임의소비재(1.86%)가 뒤를 이었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1.32% 하락해 성장주 중심 장세의 소외가 나타났다.

주요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6.82%, 메타가 3.16% 급등한 반면 월마트(-1.20%), 코스트코(-1.43%), 홈디포(-1.96%) 등 대형 소비주는 약세로 마감했다. 제약·바이오 대장주 일라이릴리는 0.99% 상승하며 시총 1조달러 돌파 이후 숨 고르기를 이어갔다. 통화정책 기대 역시 기술주 랠리에 힘을 더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85.1%로 반영했다. 전날 71%에서 급등한 것으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잇달아 금리 인하를 지지한 데 따른 영향이다.

투자심리 지표인 CBOE 변동성지수(VIX)는 12.4%(2.91포인트) 급락한 20.52를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이 AI-driven 랠리를 중심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굿모닝경제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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