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 올해 서울 등 수도권 가로주택·모아타운 수주 공략
지방 보다 서울 등 수도권 사업 집중…통합 모아타운 개발

서울시 강북구에서 모아타운을 추진 중인 저층 주거지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강북구에서 모아타운을 추진 중인 저층 주거지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국내 중견 건설사들이 모아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방식의 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연이은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당초 중견사들은 서울 등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사에게 밀려 소규모 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연초부터 틈새 시장을 공략해 일감을 차곡 쌓아왔으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일부 중견사의 경우에는 지역 내 소규모 정비사업을 통합 수주해 대규모 형식으로 개발하거나 서울 도심의 핵심 지역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소규모 정비사업의 호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동부건설, 한신공영, HS화성, 금호건설 등 중견사들이 소규모 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동부건설은 올해 연이은 수주를 올리며 실적을 쌓았다. 동부건설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일대 석수역세권 모아타운 1·2·3구역, 천호동 145-66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강남구 개포현대4차 재건축 등 서울 내 소규모 정비사업을 잇따라 확보했다. 개포현대4차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강남권 일대에서 공사를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신공영은 은평구 대조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금천구 시흥1동 모아타운 A-1·2 구역을 동시에 수주하기도 했다.

지방 기업인 HS화성은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타운 소규모 재건축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는 HS화성 창립 후 첫 번째 서울 진출 사례다.

금호건설은 구로구 항동 동삼파크빌라 소규모 재건축정비사업, 은평구 연신내역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을 확보했다.

우미건설은 상봉역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앞서 수주한 상봉역4구역과 함께 개발이 추진되면 총 838가구 규모의 모아타운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소규모 정비사업은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가로주택정, 모아타운 등을 포함하는 정비 유형으로 면적 1만㎡ 미만의 노후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 단위로 재정비하는 방식이다.

중견사 입장에서는 소규모 정비사업이 사업 규모는 작지만 수주 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일단 브랜드 인지도나 기업 규모가 작더라도 진입 장벽이 낮아 쉽게 진출할 수 있고 사업비 규모가 작아 오히려 재정적인 부담이 적다. 또 서울 등 수도권 정비사업은 미분양이 적체된 지방 보다 위험 부담이 적다. 

업계에서는 중견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서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에도 소규모 정비사업 위주로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강화로 소규모 정비사업 추진의 동력이 크게 떨어져있기 때문이다. 규제 이후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고 시공사의 자금 부담이 커졌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견사들이 침체가 장기화된 지방 주택 사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수도권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다 보니 소규모 정비사업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예상 보다 수주고를 많이 올린 기업이 많지만 내년에는 시장 상황을 장담할 수 없고 금융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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