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사진=연합뉴스]](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11/277160_246511_5938.jpg)
이번 주 뉴욕증시(24일~28일)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둘러싼 금리 전망이 다시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보다 큰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지만, 지난 21일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쪽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해석은 다시 뒤집혔다. 월가에서는 “발언 하나에 시장이 하루 단위로 급격히 움직이는 불안정한 구간에 진입했다”며 “FOMC 전까지 방향성은 잠정적으로 ‘미정’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 리스크 확대는 이번 주 시장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트레이더들은 “최근은 지표보다 발언 리스크가 더 크다”며 “연준 위원들의 코멘트가 시장 베팅을 하루 단위로 재구성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금리, 성장, AI, 소비, 지정학변수까지 얽힌 ‘다층 노이즈 환경’ 속에서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예측 가능성이 크게 저하된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에는 시장의 흐름을 뒤흔들 주요 거시지표들이 대거 발표된다. 9월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PPI),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ADP 민간 고용 등 굵직한 지표들이 연쇄적으로 공개되고, 27일에는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지표의 홍수 속에서 시장은 방향성 베팅이 어려운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각 지표의 결과가 시장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PCE와 소매판매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겠지만, 반대 결과일 경우 조정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그대로 반영되며 매일 급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AI 고평가 논란, 성장 기대, 12월 금리 전망이 하루 단위로 번갈아 시장을 지배한 끝에 미국의 3대 지수는 모두 주간 기준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91% 하락한 4만6245.41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4% 떨어진 6602.99, 나스닥지수는 2.74% 내린 2만2273.08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JP모건은 “지난주는 매크로·정책·AI·수출 규제 등 다양한 변수가 하루 단위로 시장의 무게 중심을 바꿔놓은 주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관련 뉴스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뒤흔들었다. 지난 21일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GPU 대중 수출 통제 일부 완화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장중 AI 관련 종목들은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거나 상승세로 전환했다. 씨티(Citi)는 “AI 분야는 ‘기대가 현실보다 앞서는 구간’에 진입해 있어 작은 뉴스에도 시장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향후 몇 주간 AI 섹터 중심의 높은 변동성은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미국 연말 소비 시즌도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다. 추수감사절(27일) 이후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로 이어지는 대규모 쇼핑 시즌은 미국 소비 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평가된다. 최근 셧다운 여파로 일부 경제지표 공백이 있었던 만큼 이번 소비 시즌의 흐름은 미국 경기의 회복력, 소비자 체력, 기업 실적 전망까지 좌우할 수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미소매협회는 올해 연말 소비 매출이 3.7~4.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소비자 지출 계획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 실적 발표에서도 수요 둔화 신호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 회복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말 소비심리가 시장 하단을 지지해줄 수는 있지만,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월가 일부에서는 “올해 산타랠리는 ‘약한 형태’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웰스파고는 “금리 불확실성과 AI 관련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서 주가가 연말 시즌 랠리를 전개할 환경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UBS 역시 “단기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는 있지만 변동성 프리미엄이 너무 높아 상승 흐름이 금방 소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 주요 경제 일정은 24일 11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 발표로 시작되며, 25일에는 ADP 주간 민간 고용 예비치(4주 평균), 9월 PPI·소매판매,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11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10월 잠정주택 판매, 11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11월 댈러스 연은 서비스업 지수 등 주요 지표가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같은 날 베스트바이, 롯, HP, 오토데스크, 델 등 기업 실적도 예정돼 있다. 26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9월 내구재 주문이 발표되며, 27일은 추수감사절 휴장, 28일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시장이 오후 1시 조기 폐장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를 두고 “지표, 발언, 정책, AI, 소비—all in one 변동성 주간”이라 평가한다. HSBC는 “이번 주는 어느 한 이슈가 아니라 여러 변수가 동시에 시장을 자극하는 구간”이라며 “12월 FOMC 전까지 확신은 없다. 트레이딩 전략은 ‘짧게·빠르게’가 맞다”고 제언했다.
굿모닝경제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