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훈·이준용 각자대표 체제 연임도 사실상 굳혀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옥.[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옥.[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3분기에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국내외 자산운용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함에도 수익 기반이 넓어지고 성장 동력이 강화된 것은 미래에셋운용이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제대로 작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운용자산(AUM) 증가와 ETF 비즈니스 확장은 회사의 길어진 상승 곡선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성과는 최창훈·이준용 부회장이 이끄는 각자대표 체제가 실적 호조 속에서 안정성과 추진력을 동시에 입증한 데 따른 것이다. 두 대표는 취임 후 대체투자·ETF·해외운용 등 사업 전반을 강화하며 미래에셋운용의 체질을 ‘국내 중심’에서 ‘글로벌 성장형’으로 바꿔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의 3분기 실적이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과 체계적인 사업 확장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두 대표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전반적으로 제기된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 속에서도 미래에셋운용은 운용자산 확대, 글로벌 ETF 비즈니스 성장, 대체투자와 지분법 이익 증가 등을 통해 ‘질적으로 다른 실적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확보했다. 이는 향후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강화시키고 있다.


영업·순이익 폭발적 증가…전 부문 두 자릿수 성장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690억 원, 영업이익은 3114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130% 증가한 수치로, 자산운용사의 분기 실적 기준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율이다.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았음에도 미래에셋운용은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수익원이 확대되며 실적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5083억 원으로 1년 새 55% 늘었다. 세전이익 역시 3630억 원으로 99% 증가해 고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실적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수수료수익 확대와 더불어 ETF·대체투자·해외 비즈니스 등 성장 부문의 성과가 함께 반영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 실적이 미래에셋운용의 ‘멀티 성장축 전략’이 공식적으로 증명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실적의 탄력이 더욱 뚜렷하다. 영업수익 1조1938억 원(26%↑), 세전이익 8158억 원(60%↑), 영업이익 5842억 원(59%↑), 순이익 5999억 원(56%↑)을 기록하며 전 부문에서 두 자릿수 증가를 달성했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존 수익 구조가 펀드 중심에서 ETF·대체투자·해외운용 등으로 확장된 결과로, 단순 성장의 ‘양’뿐 아니라 ‘질’도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AUM·공모·사모·일임 ‘전방위 확대’…펀드 수탁고도 고성장


실적 호조의 최전선에는 운용자산(AUM) 확대가 자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의 AUM은 9월 말 기준 242조 원으로, 전년 말 202조5000억 원 대비 약 20% 증가했다. 이는 국내외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고객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운용성과가 개선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글로벌 관점에서 운용 자산이 확대되며 미래에셋운용의 외형 성장 속도가 경쟁사 대비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펀드 수탁고 역시 190조5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21% 늘었다. 공모펀드는 114조3000억 원으로 27%, 사모펀드는 76조2000억 원으로 14% 증가하는 등 공·사모펀드 모두에서 설정액이 뚜렷하게 확대됐다. 이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특정 상품군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전략으로 분산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투자일임 계약고도 51조4000억 원까지 증가하며 전반적인 실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 자산관리 트렌드 변화에 따라 투자일임 수요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운용은 일임·자문 부문에서도 전문성을 키우며 자금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흐름은 AUM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ETF 82조…경쟁심화 속에서도 점유율 32.9% 유지


ETF 부문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TIGER ETF 순자산총액은 82조2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31.2% 증가했다. ETF 시장 전체가 173조 원에서 250조 원으로 급격히 팽창한 가운데, 미래에셋은 경쟁 심화 환경에서도 탄탄한 성장을 유지했다. 특히 글로벌 AI·반도체·배당 등 구조적 테마를 중심으로 TIGER ETF 상품 라인이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경쟁 환경은 더욱 치열해졌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2.9%로 여전히 업계 2위를 유지했다. ETF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단순한 상품 숫자나 외형이 아니라, 수익률·운용전략·글로벌 연계성 등 전략적 경쟁력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점유율 유지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개인투자자 점유율 1위라는 점도 ‘국내 대표 ETF 브랜드’라는 위상을 굳히는 데 기여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은 95조 원(점유율 38.1%)으로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TIGER ETF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글로벌 ETF 플랫폼(Global X)과의 연결성이 강화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수수료 + 성과보수 + 일임의 ‘삼중 성장’…판교 테크원 효과도 반영


수익 구조 다변화는 미래에셋운용 3분기 실적의 또 다른 핵심이다. 수수료수익은 3분기 4404억 원(68%↑), 누적 9914억 원(31%↑)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펀드 관련 수수료가 3분기 4261억 원(71%↑), 누적 9475억 원(33%↑)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는 주식형·대체투자형·ETF형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운용 규모가 급속히 확장된 결과다.

또한 3분기 실적에는 판교 테크원 매각 성과보수가 반영되며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됐다. 카카오뱅크–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컨소시엄에 2조 원 규모로 매각된 이 거래는 미래에셋운용의 대체투자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지역 업무시설 최고가를 경신한 이번 매각 성과는 대체투자 부문이 단순한 자산 확장을 넘어 ‘수익 창출의 핵심 엔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임자문 수수료 역시 3분기 136억 원, 누적 414억 원으로 각각 14%, 10%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자문·일임 고객 기반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맞춤형 운용 전략을 강화하며 장기적인 신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같은 다중 수익원 확보는 향후 시장 변동성 확대 시 방어력을 높이는 역할도 기대된다.


비용·손익 구조 개선…해외운용 45%의 지분법 이익도 기여


판관비는 3분기 1447억 원, 누적 4211억 원으로 각각 15%, 10% 증가했지만 이는 인력 확충과 전산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연스러운 비용 상승으로 해석된다. 중요한 점은 비용 증가 속도보다 실적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비용 부담은 충분히 상쇄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며,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상품평가 및 처분손익은 3분기 누적 8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지만, 처분손실은 386억 원으로 26% 감소하며 손익 구조가 개선됐다. 이는 자산 매각 과정의 효율성 제고와 운용 전략의 안정성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자산 가격 변동성이 컸던 올해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운용이 이루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미래에셋운용 전체 AUM 450조 원 중 45%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어 지분법 이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3분기 지분법 손익은 559억 원, 누적 손익은 2327억 원으로 각각 18.7%, 69.9% 증가했다. 이는 미국·호주·캐나다 등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보여주며, 글로벌 운용사로서 기반을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Global X 중심의 ‘글로벌 ETF 제국’ 구축…262조로 확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 시장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며 ‘글로벌 ETF 제국’으로 불릴 만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캐나다·호주·일본·인도 등지에서 운용 중인 ETF 총 순자산은 262조 원에 달해 단일 운용사 기준으로도 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미래에셋운용이 단순한 국내 자산운용사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플레이어로 확실히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2018년 인수한 미국 ETF 운용사 Global X가 핵심 성장 엔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Global X의 미국 현지 AUM은 최근 100조 원을 돌파하며 미래에셋의 글로벌 ETF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로 자리 잡았다. 테마형 ETF와 혁신 산업 중심의 상품 라인이 강점을 발휘한 결과로, 글로벌 투자자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같은 확장은 박현주 회장이 2011년 캐나다 Horizons ETFs, 2018년 Global X(미국), 2022년 ETF Securities(호주) 등 굵직한 글로벌 운용사 인수를 통해 구축해온 ‘멀티 ETF 플랫폼 전략’의 결실이다. 한 명의 투자자가 글로벌 여러 시장의 ETF에 동일 브랜드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 미래에셋운용의 차별점으로 꼽히며, 이는 향후 성장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연임 굳힌 각자대표…대체투자·ETF 경쟁력 모두 강화


호실적 속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최창훈·이준용 부회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두 대표는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확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 실적 개선폭이 워낙 커 경영진 교체 필요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창훈 부회장은 대체투자부문을 총괄하며 특별자산 설정액을 10조6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그는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을 통해 지역 업무시설 최고가를 경신하는 성과도 냈다. 이는 미래에셋운용의 대체투자 역량과 시장 안목을 입증하는 사례로, 회사의 수익구조 다변화에도 핵심적 기여를 했다.

이준용 부회장은 운용부문을 총괄하며 국내외 ETF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앞장섰다. TIGER ETF의 성장은 물론 Global X와의 시너지를 통해 ‘국내 2위, 글로벌 강자’라는 입지를 굳히는 데 기여했다. 임추위는 두 대표 모두 금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리더십, 경영혁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재추천 사유로 밝혔다.


공모·사모·ETF·해외·대체투자 ‘5대 축 성장’…글로벌 운용사로 도약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분기 호실적을 기반으로 국내 공모·사모펀드, ETF, 해외 비즈니스, 대체투자 등 주요 사업축의 성장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자금 유입이 특정 부문에만 쏠린 것이 아니라 다섯 개 성장축에서 고르게 나타났다는 점은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종합 자산운용사’로 완전히 발돋움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해외 운용 자산 확대와 글로벌 ETF 플랫폼의 성장은 미래에셋운용의 장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특히 Global X의 고성장은 미국 시장 내 ETF 경쟁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호주·캐나다 등 여러 시장과의 멀티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이 이미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경쟁력을 갖춘 운용사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ETF 사업과 대체투자 비즈니스가 성장의 양대축을 형성하면서 회사의 수익 구조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굿모닝경제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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