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현황. [자료=금감원]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현황. [자료=금감원]

국내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1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중·인터넷·특수은행들은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지방은행은 홀로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2025년 1~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공개했다. 이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당기순이익(22조4000억원) 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방은행을 제외하고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특수은행 모두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시중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어난 12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특수은행도 같은 기간 12.2% 늘어난 6조9000억원을 거뒀다. 반면 지방은행의 순이익은 1조원으로 지난해보다 4.5% 감소하며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올해 3·4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000억원) 대비 18.5%(1조1000억원) 급증했다.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2조6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지출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의 기저효과 덕도 봤다. 올해 3·4분기 영업외손익은 1조6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나갔던 ELS 배상금(1조4000억원)이 제외되고, 자회사 등 투자지분 손익이 늘어났다.

금리 하락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도 증가세를 보였다. 3·4분기까지 이자이익은 4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3000억원)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이 0.07%포인트(p) 감소했음에도 이자수익자산이 증가하며 이를 상쇄했다. 이자수익을 내는 대출자산 규모가 341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은행들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로 전년 동기 대비 0.01%p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99%로 전년 동기 대비 0.17%p 올랐다.

원화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대손비용은 소폭 늘었다. 3·4분기 대손비용은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율은 지난 2022년 말 0.25%에서 올해 6월 말 0.52%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인건비·물가 상승 등으로 1조2000억원 늘어난 2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미국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이 자금공급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 및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속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최희우 기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