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연간 500억달러 달성 눈앞
EU, 美 등 시장 개척…연말 사우디 추가 수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달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해 관계자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달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해 관계자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K건설을 적극 알리고 있다. 올해 건설사들은 사우디·카타르 등 중동 뿐 만 아니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해외건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며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였던 500억달러 조기 달성이 유력해지면서 10여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연말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수주지원단이 정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수주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수주고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해외건설협외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이 500억달러(약 73조2750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1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건설사의 해외건설 총 수주액은 428억8579만달러다. 

연도별 해외건설 수주액은 최대 호황기였던 지난 2010년 716억달러로 1위를 기록한 이후 2014년 660억달러로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이후 침체가 이어지다 지난 2020년 351억달러를 기록하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500억달러를 돌파하면 10여년 만에 다시 5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셈이다. 

아직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최종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내달까지 500억달러 돌파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서는 추가로 중동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사상 최대치의 해외 수주고를 다시 한번 달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해외 수주 증가폭이 컸던 이유 중 하나는 건설사들이 유럽, 중동, 북미,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신시장을 공략하고 개척하며 수주고를 올렸다는 점이다. 

해외 지역별 수주액을 보면 유럽이 수주 텃밭인 중동을 제치고 198억1932만달러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중동 110억9284만달러 ▲태평양·북미 55억3017만달러 ▲아시아 51억4417만달러 ▲아프리카 6억5458만달러 ▲중남미 6억4469만달러 순이다. 

건설사들은 유럽, 미국 등 신규 시장에서 고부가 플랜트·에너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고, 전통적으로 수주 텃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도 꾸준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사 중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E&A, 현대건설 등이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대형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올해 삼성물산은 지난 9월 카타르 국영 에너지회사인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총 발전용량 2000MW 규모의 카타르 최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인 '듀칸 태양광 발전 사업'을 약 12억6000만달러에 단독으로 수주했다.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호주 등 중동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약 3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초대형 해수처리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원전·플랜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올해 국내 최초로 미국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따냈다.

삼성E&A는 사우디아라비아 가스 처리 시설과 미국·아시아 플랜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약 4억7500만달러 규모 미국 저탄소 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연말 수주 잭팟을 위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3박5일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주지원단을 투입해 중동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단 파견으로 신도시와 고속철도 분야에서 추가 수주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만 치중돼 있는 경향이 있고 수주실적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는 대형사들이 증가했다"며 "다만 과거 해외에서 저가 수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어 최대한 고마진의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도전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동 뿐 아니라 유럽, 미국, 호주 등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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