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국내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하나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11/277010_246359_4720.jpg)
토스뱅크가 국내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하나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 신흥국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현지 규제, 자본 부담, 치열한 경쟁이라는 삼중 장벽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해외 진출 시점과 우선 검토 국가, 진출 방식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아직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동남아 각국의 금융 규제 환경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 경쟁 구도 등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며 잠재 시장을 평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토스뱅크가 동남아 시장을 우선순위에 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은 전통 금융 인프라가 성숙하지 않은 반면 모바일 금융 채널의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다. 젊은 인구 비중이 높고 디지털 뱅킹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의 진입이 활발한 지역이기도 하다. 인터넷은행이 국내에서 경험한 고성장 모델을 현지화해 재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토스뱅크는 이미 유럽에서 실제 접촉을 이어가며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다. 9월에는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관계자들과 회동해 디지털 뱅킹 라이선스 절차 및 현지 규제 환경을 논의했고, 10월·11월에는 국제은행연맹(IBFed) 및 유럽 주요 금융대표단을 잇따라 만나 운영 모델·기술 역량·소비자보호 체계를 설명했다. 동남아 금융당국과도 규제 및 인가 방식에 대한 비공식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진출의 논리는 비교적 명확하다. 토스뱅크는 출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고객 기반·플랫폼 이용량·대출 성장률 등에서 빠르게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특히 간결한 UX·강한 플랫폼 파워라는 토스 그룹의 정체성이 결합돼, 국내에서 축적한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해외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동남아의 경우 은행 계좌 보유율이 낮고 모바일 중심 금융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 중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해외 거점·네트워크 측면에서 대형 시중은행 대비 열세가 크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40여 개국에서 약 200개 이상의 해외 점포와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나, 토스뱅크는 해외 네트워크가 전무하다.
또한 금융당국의 인가 체계가 각국마다 달라 디지털은행 라이선스 승인 과정이 까다로운 국가도 적지 않다. 기술 기반 모델을 그대로 가져가는 방식만으로는 현지당국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고, 금융소비자보호·현지 통화 규제·자본적정성 요구 등 대응해야 할 허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브랜드 인지도도 넘어야 할 관문이다. 국내에서는 '혁신적 UX로 성장한 인터넷은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토스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하다. 결국 현지 파트너십·합작 구조·지분 투자·라이선스 확보 중 어떤 방식으로 진입할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경쟁도 치열하다. 싱가포르·홍콩 등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 현지 은행이 합작한 디지털은행이 이미 시장을 선점했다. 중국계·동남아 토종 디지털은행의 성장 속도도 빨라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차별화 전략을 제시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가 단독 진출보다는 합작 또는 전략적 제휴 방식으로 첫 발을 내디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본 부담을 줄이면서도 규제 허들을 넘길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보여준 디지털 금융 모델 자체는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지만,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규제 대응은 상당히 어려운 영역"이라며 "초기에는 독자 진출보다는 조인트벤처(JV)·파트너십 방식이 현실적일 것"이라며 "국내 인터넷은행의 기술·UX 경쟁력은 글로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지만, 현지화 실패 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진출 방식 선택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규제·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유럽·중동 등 다양한 국가와의 접촉을 넓히며 전략적 옵션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파트너십 구조·자본 투입 규모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어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굿모닝경제 최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