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이 숨가쁘게 지나가고 있다. 이제 곧 연말을 맞아 한 해를 결산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돌이켜보면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격동의 시기였다. 전 세계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특히 군사 기술과 안보 분야에서는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
올 한 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분쟁 등 국제정세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혼돈의 기간이었다. 이러한 현대 전쟁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바로 드론과 대드론(Counter-UAS)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실전 적용이었다. 특히 드론의 공포와 이를 대비하는 대드론 기술의 경쟁은 전 세계인이 인정하는 현대전을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올 한 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드론 전쟁의 핵심 이슈들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우크라이나의 '거미집 작전'이다. 이 작전에서 117대의 저가 드론이 러시아 공군기지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전략폭격기와 활주로를 무력화시켰다. 단가 수백만 원의 드론이 수천억 원의 자산을 파괴하는 비대칭 전략의 위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정찰 드론이 목표를 식별하고 스텔스 전투기가 타격을 가하는 교차형 전술로, 드론이 단순 감시 장비가 아닌 작전의 주도권을 쥐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실전 사례들은 글로벌 드론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세계 드론 시장은 2023년 350억 달러에서 2030년 95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며, 특히 대드론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여 2030년 35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산업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AI 기반 자율 드론의 실전 투입이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된 자율비행 드론의 본격적인 실전 배치로, 인간의 개입 없이도 목표 식별과 공격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또한 수십, 수백 대의 드론이 협력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군집 드론(Swarm Drone) 기술이 현실화되면서, 기존 방어체계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새로운 위협이 등장했다. 이는 마치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한편, 드론 위협은 더 이상 군사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항, 원전, 정부청사, 주요 산업시설 등 민간 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한 드론 침입 사건이 급증하면서, 대드론 시스템의 민간 확산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기존 전파교란 방식을 넘어선 레이저 요격 시스템이 실전에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하드킬(Hard Kill) 방식의 대드론 기술이 본격화되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전자전(EW) 기술의 고도화다. RF 재밍, GPS 스푸핑, EMP 공격 등 전자전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드론과 대드론 간의 기술 경쟁이 사이버 전쟁 양상으로 발전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충돌을 넘어서 보이지 않는 전자기 스펙트럼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의미한다. 각국 정부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대드론 기술 실증을 허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것은 민군겸용 기술의 상용화 가속이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대드론 기술이 민간 보안 분야로 확산되면서, 공항 보안, VIP 경호, 국제행사 안전관리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기술의 군사적 활용을 넘어서 일상생활 속 안전을 보장하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대드론산업협회(KADIA)는 매월 정기 포럼과 세미나를 통해 드론·대드론 전쟁의 실상과 최신 기술 현황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특히 지난 10월 22일 협회가 주관하여 진행한 ADEX(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대드론 세미나에는 수백 명이 참여하는 높은 관심과 함께 격조 높은 세미나를 진행하며, 급변하는 세계 전장상황과 기술 변화를 알리는 활동을 지속해왔다.
협회는 지난 8월 28일 경기도 성남 LH판교 기업성장센터 내에 국방대드론협력센터를 개설하고 입주하여, 보다 전문적인 국방 대드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이는 민·군 기술협력을 촉진하고 대드론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협회의 지속적인 활동은 전시회 전문기업인 메쎄이상으로부터 대드론 전문 박람회 개최 제안을 받는 결실을 맺었다. 대드론 기술의 필요성과 국가적 관심, 그리고 대드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공감대 하에서였다. 그 결과 오는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청주 오송역 인근 오스코 전시회장에서 세계 최초로 대드론 전문 박람회인 '2025 대한민국 대드론박람회(KOREA C-UAS 2025)'가 개최되게 되었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서 C-UAS 전 영역을 총망라하는 유일무이한 행사로 기획되었다. 실전 시나리오 기반의 실증 시연을 통해 효과적인 기술 소개가 이루어지며, 군사용과 민간용 대드론 장비 및 기술이 총집합한다. 특히 군·국방조달 기관, 공공기관 및 국가중요시설 관계자, 민간기업 바이어 등 실제 수요자들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참가기업들에게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신기술발표회 등 참가기업의 성과 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최되며 박람회와 함께 'KOREA C-UAS Summit'이라는 대규모 컨퍼런스도 3일간 동시 개최되는데, 이는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최신 기술과 정책, 전략을 논의하는 전문 컨퍼런스로서 국방, 공공안보, 사회 인프라 보호, 민간 보안 등 다층적인 주제를 다룬다.
올 한 해 숨가쁘게 달려온 협회 사업을 총정리하고, 협회에서 발간한 학술지도 공개하는 등 전문적인 세미나를 주관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서 대드론 산업 생태계 전반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국내 대드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이슈인 드론과 대드론 전쟁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최첨단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체험하려면 이번 박람회 참가를 적극 권한다.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이 직결된 대드론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입증된 드론 기술의 파괴력과 이에 대응하는 최첨단 대드론 시스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