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런데 슬프게도 이 상황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과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잠잠히 있던 부동산 시장이 주식과 금 가격의 상승과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서울의 주택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정부는 다시 금융 규제를 비롯하여 다양한 규제를 꺼내 들었다. 이런 정부의 대응에 시장에서는 풍선효과를 말하고 있고 규제로는 주택 가격을 잡을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러한 풍경은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왜 부동산 시장의 데자뷰는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은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우리는 부동산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평가한다. 주택 가격이 높아 낮다를 평가하여 우리가 원하는 가격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 규제가 시장의 가격 설정 능력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경험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노태우 정부 시절의 신도시개발과 김대중 정부 시절 외환위기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 세계 금융위기이다. 이것은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역할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계속해서 가격을 조정하려는 것은 산꼭대기에 바위를 밀어 올리는 벌을 받는 시지프스와 같다.
우리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목표를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가격 조정에서 벗어나 부동산의 효율적 활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2023년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통근시간은 1시간 20분으로 다른 지역보다 20-30분 이상 더 소요된다. 연령별로는 30세 미만 통근자의 소요시간이 가장 길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소요시간이 줄었다. 또한 2025년 서울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 14%가 하루 2시간 이상 통근 통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의 상승이 장거리 출퇴근을 하도록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근시간은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통근시간이 늘어날수록 국민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는 낮아지게 된다.
부동산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의 가격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가격이 중요한 이유는 재산을 축적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 활용을 하기 위해서 가격이 중요하다. 정말 다행인 것은 가격과 규제의 목적과 기능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가격과 규제는 모두 시장 참여자들에게 인센티브로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목적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시민들의 통근시간을 줄이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기본을 기억하는 것이 지혜이다. 가격과 규제의 목적을 이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동산에 대해 정책 당국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잡혀서 고통 받는 시지프스가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