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전 세계 안보 및 방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두 건의 군사작전이 진행되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정밀 타격한 ‘거미집 작전’(6월 1일)이며,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한 ‘일어서는 사자 작전’(6월 13일 새벽)이다.
두 사건 모두 공통적으로 드론이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었고, 기존 군사전략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미집처럼 얽힌 저비용 고위험 드론 공격···우크라이나 ‘거미집 작전’
우크라이나는 6월 1일, 자국 내 정보기관(SBU) 주도로 117대의 드론을 러시아 본토 5개 공군기지에 투입하였다. 이 공격으로 전략폭격기, 활주로, 연료저장소 등 주요 군사시설이 타격을 입었으며, 러시아군의 장거리 타격능력의 3분의 1이 무력화되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이 작전은 드론 전술의 진화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GPS 기반의 자율비행, 전파 탐지를 회피하는 저고도 비행 경로, 군집형 드론 운용 등의 기술이 전면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드론을 일반 화물로 위장하여 컨테이너에 적재하고 수천km 이동, 목표지역 인근에서 드론을 이륙시켜 자폭공격을 감행한 것은 지금까지 드론전으로 인한 후방 종심이 56km 정도이었다면 이제는 드론전에서 후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존 전장 개념을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단가 수백만 원의 소형 드론이 천억원대 항공기를 무력화시킨 ‘비대칭 전략’의 효과는 전세계에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정보와 타격의 완전 분리···이스라엘의 교차형 작전 ‘일어서는 사자’
6월 13일 새벽, 세계는 우크라이나의 ‘거미집 작전’ 분석이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 보도를 들어야 했다. ‘거미집 작전’과 유사하게 사전에 침투한 이스라엘의 모사드 정보요원들이 테헤란 근처에서 드론 발사시설을 설치하고 드론으로 이란의 군 고위 지휘관, 핵 과학자를 암살하고 방공망을 파괴하는 등 사전 계획한 목표를 정확히 공격하였다. 방공망이 제압된 이후, 이스라엘 전투기들의 핵 관련 시설, 탄도미사일 기지, 군 지휘통제소 등에 대한 정밀공습이 단행된 것이다.
이 작전의 특징은 정찰과 타격의 완전한 분리와 시간차 운용이다. 전날 저녁부터 투입된 소형 정찰 드론들이 목표를 식별하고 데이터를 통제소로 실시간 전송하였으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F-35I 스텔스 전투기가 새벽에 정밀 타격을 수행하였다.
드론이 앞서 본 정황을 유인기와 연계하여 한 치의 오차 없이 실행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드론이 단순한 감시 장비를 넘어 작전의 주도권을 가지는 전력 자산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하며, 앞으로의 모든 국가 안보 전략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두 작전이 한국에 주는 경고와 기회
두 작전은 모두 ‘저비용 드론의 고효율 타격’과 ‘대드론 시스템 부재의 치명성’을 동시에 입증한 사건이다. 이는 한국 안보와 방산업계에도 강한 시사점을 던진다.
먼저, 대한민국 주요 기반시설과 전략 자산이 드론 공격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라는 사실은 이 두 사건이 주는 ‘경고’이다. 핵심 군사기지, 원자력 발전소, 주요 산업단지, 항만 및 공항 등은 드론을 통한 침투에 취약하며, 현재까지도 이들 시설에 대한 통합적인 대드론 방어체계는 미흡한 상태다.
이러한 취약점은 방산 산업 측면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적 기회이기도 하다. 드론 산업은 이미 영상·물류 중심의 민간 활용 단계를 넘어서 국방·안보·공공 인프라 보호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대드론(Anti-Drone) 시장은 연 2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AI·센서·레이저 등 핵심 부품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우리가 풀어야 할 네 가지 핵심 과제
드론 중심의 신안보 환경에서 한국은 다음의 네 가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첫째, 군사용 드론 플랫폼의 고도화이다. 장거리·고고도 정찰이 가능하고, 군집 비행 및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국산 드론 플랫폼 전력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정찰용 드론은 지상 표적 및 공중접근 드론을 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 이러한 정찰용 드론에 AI기반 제어 시스템, 전장 상황 공유 소프트웨어 등의 융합 기술을 탑재하여 지상군의 공중전술통제소와 같은 군사용 드론 플랫폼의 기능 고도화가 필요하다.
둘째, 대드론 기술의 전략적 육성이다. RF(Radio Frequency, 드론과 조종자간 통신주파수)탐지, AI분석, 레이저 요격, EMP(Electromagnetic Pulse, 강력한 전자기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해 전자장비를 마비시키는 전자기 펄스)시스템 등 다양한 안티드론 기술군의 통합형 솔루션 개발이 중요하다. 단일 기술이 아닌 복합 대응체계가 요구되며, 이를 통해 공공·군사 시설 보호는 물론 해외 수출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셋째, 실전형 테스트베드 구축이다. 국방부·방위사업청 중심의 실증 인프라 외에도, 민간 기업과 대학이 공동 참여하는 실시간 현장 기반 통합 테스트센터가 요구된다. 특히 도심형, 해상형, 국경형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실전 시스템 실험이 가능한 테스트 베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안티드론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전파 사용 규제 법률 개정 등 각종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여야 한다.
넷째, 글로벌 공급망 확보와 산업 생태계 강화이다. 드론과 대드론의 핵심 부품인 이미지센서, 통신 모듈, 연산 칩셋, 레이저 발진기 등은 아직 해외 의존도가 높다. 이를 국산화하거나, 글로벌 기술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안티드론 기업 ‘니어스랩’의 사례
지난 1회 칼럼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안티드론 방산산업의 인사이트를 갖기 위해 회당 하나의 기업과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방산 산업적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국내 기업으로는 니어스랩(Nearthlab)이 있다. 이 스타트업은 자율비행 기술을 기반으로, 정찰·요격·지휘통제까지 가능한 통합형 드론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민간·군용 분야를 넘나드는 기술 융합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드론 기술 측면에서, 니어스랩은 멀티콥터 플랫폼에서 ▲실시간 영상처리 기반 표적 식별 ▲GPS 거부 환경 대응 자율비행 ▲AI 기반 군집비행 알고리즘 ▲장시간 체공을 위한 경량화 동체 구조 설계 ▲전자전(EW) 회피용 경로 최적화 기술 등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AI 기반 영상·신호처리 엔진은 EO/IR 복합센서를 탑재한 드론이 정밀 정찰뿐 아니라 군사적 타격지시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안티드론 기술 측면에서도, 니어스랩은 다양한 센서 융합 기반의 위협 드론 탐지, 딥러닝 기반 식별분류 ▲하드킬 요격 드론 운용, ▲관제체계 통합 등 위협대응 기술을 갖추고 있다. 특히 멀티레이더-광학-신호 융합 인식 기술과 네트워크 기반 실시간 통제 시스템은 공항, 항만, 원전 등 복잡한 환경에서의 선별적 요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모듈형 배치가 가능해 다양한 규모와 조건의 현장에 적용이 용이하다.
이러한 기술력은 최근 미국 방산 전문매체 ‘Defense Advancement’가 선정한 ‘세계 100대 드론 방산기업’에 니어스랩이 포함되면서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AI 기반 자율비행 및 실시간 탐지-요격 통합 기술과 실전적 역량을 동시에 확보한 니어스랩의 강점을 방증하는 사례다.
현재 니어스랩은 방위사업청 지정 ‘방산혁신기업100’ 기업으로도 선정되어 다양한 군 사업을 추진 중이며, 동남아 및 중동 지역과의 수출 전략 구축 등 국내외 방산 및 공공안보 영역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드론-안티드론 융합 기술을 보유한 통합 솔루션 제공기업으로서, 니어스랩은 향후 한국형 대드론 산업의 기술적 선봉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드론은 촬영 장비가 아니라, 작전을 주도하고 산업을 재편하는 핵심 기술 자산이다.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안티드론 기술 역시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좌우하는 전략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거미집 작전’과 ‘일어서는 사자’는 단순한 전투의 승패를 가른 사건이 아니다. 이 두 작전은 대한민국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단순한 방산 예산 증액이나 기술 도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력, 생태계, 테스트,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국가적 전략과 민간의 창의적 실행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중심에 한국의 드론 기업들이 서 있다. 그리고 니어스랩과 같은 기업들이 그 길을 열고 있다.
■ 신동호 한국대드론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군사기술분석·교육 분야 전문가로, 국제대학교 교수와 육군협회 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JS융합교육 대외협력본부장, 재능대학교 드론영상과 겸임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신동호 한국대드론산업협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