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중국은 중요한 시장"
"미국 기술 중국서 참여하며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05/264367_232930_4250.jpg)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이 실패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2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 팩트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우리는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회사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약 17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인공지능(AI) 칩이었으나, 이 마저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제한된 상태다.
황 CEO는 "4년 전,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될 무렵, 중국 AI 칩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50%로 줄어들었다"며 "게다가 우리는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었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많이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CEO는 엔비디아가 H20 칩의 낮은 버전을 중국에 출시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일축했다. 그는 "현재의 H20이나 호퍼(Hopper) 아키텍처는 더 이상 추가로 성능을 낮출 방법이 없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쓸모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같은 황 CEO의 발언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로 엔비디아로서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황 CEO는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제 예상으로는 내년 AI 시장 전체가 약 500억달러 규모일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엄청난 기회이며 놓치기 아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미국으로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부분도 언급했다. 규제 정책이 중국의 기술 개발을 부추기는 등 역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 시장을 통해) 미국은 세수도 늘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산업도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AI 확산'(AI diffusion)의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중국)가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기술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가 빠르게 혁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가 중국에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CEO는 "미국 정부도 미국 기술이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참여하며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전 세계 AI 연구자의 50%가 중국에 있는데 그들이 아키텍처 위에서 개발할 때 적어도 미국 기술 위에서 개발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경제 이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