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가에 '10%+α' 관세…中 34%·EU 20%·日 24% 등 부과
상호관세로 한미 FTA 사실상 백지화…수출 중심 경제 한국 비상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은 상호관세 추가 적용서 제외
품목별 관세 부과 예정인 반도체·의약품도 상호관세 품목서 빠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04/261378_229685_1646.jpg)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의 이번 상호관세는 5일 시행되는 '기본관세'와 9일 시행되는 '개별관세'로 구성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연설에서 이런 내용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뒤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면서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강조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이번 상호관세 시행으로 트럼프발 '통상전쟁'은 전세계로 확대되게 됐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보복 조치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통상 질서도 보호무역체제로 급격하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수출 주도형 경제체제를 갖춘 한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또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통상 협정을 체결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10.4%가 증가한 1278억달러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무역 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이다.
다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말 국가별 무역장벽 연례보고서를 내고 30개월 이상인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국방 분야의 절충 교역 규정, 디지털 무역 장벽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발표하면서 제시한 차트에는 한국이 '환율 조작 및 무역 장벽을 포함한 미국에 대한 관세'로 50%를 부과하는 것으로 계산돼 있다. 도표에서는 한국에 적용된 25%가 '디스카운트(할인)'된 수치라고 적시했다.
![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차량 이송용 대형 선박(카캐리어 선박)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goodkyung.com/news/photo/202504/261378_229686_2023.jpg)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유럽연합과 캐나다, 중국 등은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멕시코는 즉각적인 보복 관세 부과는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일부 국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은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상호관세 미적용 대상으로 이들 품목 외에 ▲구리·의약품·반도체·목재 ▲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 ▲금괴 ▲에너지 및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특정 광물 등을 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굿모닝경제 이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