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를 맞아 독감·감기 환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약국에서는 의약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국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지난해 52주(12월 22~28일)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독감 외래환자는 1000명당 73.9명을 기록했다.
이는 51주(31.3명) 대비 136% 급증한 수준이며, 50주 7.3명에 비해서는 10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첫번째 주에도 독감 환자는 늘어나 역대 최대기록인 2016년 동절기(86.2명) 경신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독감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대는 13~18세(151.3명), 7~12세(137.3명)다. 이들은 19~49세(93.6명), 50~64세(45.7명)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학교, 학원 등 겨울철 다중집합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독감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독감·감기 환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약국에서는 의약품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외국산 오리지널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비롯해 동일 성분의 국산 제네릭(복제약) 등이 약국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유통사, 약국 등에서 주문하는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등을 공급하기 위해 연초부터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감·감기약 공급부족은 매년 겨울만 되면 반복되고 있다. 중·고교의 겨울방학이 1월로 늦어지고, 방학기간에도 다중집합 시설인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독감진단서로 출석인정 결석을 받을 수 있어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유행도 돌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제약 업체들이 재고 문제, 약가 변동, 연차소진 등으로 생산 자체를 꺼리는 것도 공급 부족의 이유로 전해진다. 외국계 제약사는 12월에 장기휴가를 떠나는 문화로 인해 수입·유통 시 국내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겨울철 독감·감기 유행에 대비해 시중에 충분한 의약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존에는 항암제, 공급중단 의약품 등을 필수의약품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빈도 감기약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해 약가 인상 및 조정,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줘 충분한 물량이 공급돼 국민 불편을 없애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굿모닝경제 허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