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식 산업부장
윤은식 산업부장

삼성의 역사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장사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사의 핵심 축을 이루는 이야기다. 이병철 창업주가 시작한 반도체 신화는 이건희 회장의 혁신적 리더십과 이재용 회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 비전으로 이어지며, 우리나라를 글로벌 IT 강국으로 도약시킨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지금 삼성과 우리 경제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한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한국을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추진력에 제동이 걸렸다.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반도체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주 52시간 근로 규제를 예외로 두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인력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다 효율적인 근로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근로자 휴식권 보호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구개발 분야의 근로 환경 개선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근로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안이 정치적 논란에 묶여 지연되는 것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삼성 등 우리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중국, 미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외국 기업에 지급된 보조금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외 상황도 더욱 어려워졌다. 이 시점에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신속한 정책 결정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오히려 정치가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반도체 연구개발은 집중적이고 고강도 업무 환경을 요구하는 특성이 있다. 현행 근로시간 규제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근로자의 권익 보호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며,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과제다. 이에 대한 정책 결정이 지연되면, 경쟁력 강화는커녕 국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안 통과 여부는 단순한 정치적 논란을 넘어서,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문제로 연결돼서다.

경쟁자들이 밤새 반도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규제에 묶여 있을 수 없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의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한국 경제 미래를 위한 빠르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굿모닝경제 윤은식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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