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 전 오늘은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이 한일합병조약에 서명하면서 일제에 대한제국을 통째로 넘긴 날이다. 7일 후인 29일 한일합병조약이 공포됐고 대한제국은 국권을 상실하고 일제 식민지로 전락한다. 이를 경술년의 치욕이라는 의미에서 '경술국치'라고 부른다.
당시 고위 관료 중 일부는 일제와 합병을 두 손 들어 반겼고 앞장서기까지 했다. 이완용·이근택·이지용·박제순·권중현으로 조국을 왜적에게 팔아먹은 매국노라고 해서 '을사오적신(乙巳五賊臣)'으로 칭한다.
이들 일가는 일제 강점기 36년간 일제 식민 통치에 앞장서 기여했다. 이들의 후손은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의 지도층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조국을 되찾기 위해 목숨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도 있다. 안중근, 유관순, 홍범도, 윤봉길, 이봉창, 김구 등은 우리 세대가 기억해야 하는 이름이다.
이들 외에도 조국 독립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걸고 헌신했다. 이들 중엔 독립운동에 자금을 댄 기업인들도 적지 않다. 일제의 서슬 퍼런 칼날 아래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 이들이다.
대표적으로 소화제를 팔아 독립 자금을 댄 우리나라 최초의 제약회사 동화약품(동화약방)을 꼽을 수 있다. 창업주 민강 선생은 활명수를 팔아 독립 자금을 댔고 임시정부와 독립운동가 사이를 이어주는 연통부를 세워 가교 역할도 했다. 수차례 옥고 끝에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 사위인 김호연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빙그레는 1993년 12월 29일 김구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빙그레는 올해 광복절을 앞두고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을 진행해 독립 영웅들의 옥중 사진을 컬러로 복원하고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변환해 주목받았다.
제너시스BBQ그룹 윤홍근 회장은 2021년부터 사단법인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해 항일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 김상옥 의사를 기리는 후원을 지원하고 있다. LX하우시스도 독립유공자 후손 자택 개보수 사업을 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아끼지 않고 있다.
8월은 광복과 경술국치가 혼재하는 시간이다. 이익 추구가 최우선인 기업이 독립운동에 헌신했다는 것은 명운을 내걸고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의 화두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ESG 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다른 말이다. 8월의 하늘에서 애국기업의 기업가정신을 되새기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굿모닝경제 윤은식 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