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시장, 대형게임사 편향성으로 불균형 시장 형성
새로운 재미와 혁신성 앞세운 인디게임에 높아지는 관심
엔씨, 스마일게이트 등 인디게임 생태계 조성 나선 게임사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Burning Beaver) 2022’ 현장 부스. [사진=김재훈 기자]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Burning Beaver) 2022’ 현장 부스. [사진=김재훈 기자]

국내 대형게임사들이 인디게임에 손을 내밀며 상생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지적된 게임시장 편중 현상을 개선하고 혁신성을 가진 다양한 게임 발굴에 힘쓰겠단 구상이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인디게임이 게임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면서 대형게임사들도 인디게임에 투자 및 협력을 확대하며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인디게임은 1인 또는 소규모 개발사들이 개발한 게임을 뜻하며 특정 장르와 IP에 집중하는 대형게임사와 달리 장르와 플랫폼에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유로운 게임 개발을 표방한다, 이 때문에 주류 게임시장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재미와 혁신성이 두드러진다.

인디게임은 그동안 일부 마니아층이 즐기는 서브컬처 장르로 여겨졌지만 최근 다양성을 원하는 게임 이용자가 늘어나며 시장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2021년 출시한 게임 중 약 98%인 1만1773개가 인디게임으로 2019년 8000개 수준에서 약 50% 증가했다. 

게임 이용자들의 인기게임 이용률도 점차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북미 PC·콘솔 이용자 중 인디게임 이용자는 17%로 지난해 3월 13%와 비교해 증가했다.

국내 게임시장은 2000년대 수많은 스타트업과 인디게임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2010년대 들어 대형게임사 편중현상 심화로 장르 획일화 등 다양성 실종과 산업기반 악화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시장이 대형게임사 위주로 개편되면서 소규모 개발사들의 운영이 점차 힘들어졌다”며 “새로운 재미와 혁신성을 보여주는 인디게임이 성장하면 게임시장에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으로서 건강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인디게임의 기적이라 불리며 큰 화제를 모은 네오위즈 '산나비'. [사진=네오위즈]
국내 인디게임의 기적이라 불리며 큰 화제를 모은 네오위즈 '산나비'. [사진=네오위즈]

최근 주류 게임에 피로감을 보이는 국내 이용자들도 새로운 재미를 찾아 인디게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가로수길에서 개최된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 2022’는 한파 속에도 약 8000명의 이용자들이 몰리며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대형게임사들도 점차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확대하며 개발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버닝비버를 개최한 스마일게이트는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를 통해 인디게임과 이용자의 만남을 확대하고 있다. 스토브인디 관계자는 “스토브인디는 인디게임의 스팀으로서 더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지속적으로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15일 게임업계 최초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130억원 출연하며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자와 스타트업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아이템 정보, 아이템 시세 데이터 등 게임 데이터 소스를 오픈 API 형태로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플레이엔씨 개발자센터' 회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그램과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이밖에 네오위즈도 오랜 시간 인디게임 지원에 나서고 있는 대표 게임사로 최근 넷플릭스에 입점한 인디게임 ‘고양이와 스프’ 개발사 하이디어를 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총 260억원의 ‘같이가자 카카오게임즈 상생펀드’를 통해 인디게임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 1인 인디개발자는 “소규모로 개발하는 인디게임의 특성상 경제적인 것은 물론 마케팅, 일러스트 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이 때문에 개발기간이 늘어나거나 개발을 하더라도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많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형게임사들이 인디게임에 관심을 가지면서 제작지원은 물론 전시회 등 이용자들과의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더 나은 환경과 이용자 피드백을 통해 인디게임 생태계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굿모닝경제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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