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협동로봇 1위 기업으로 도약 목표…편의성 높인다
협동로봇 생산능력 1만1000대까지 늘려…자금 확보에도 '주력'
북미·유럽 중심 판매채널 강화…내년부터 해외 생산시설 확충

지난 12일 대구 구병원에서 진행된 담낭 제거 수술에 협동로봇을 활용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이 투입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두산]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의 생산능력과 판매 채널을 늘려 주력 포트폴리오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인사도 선임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현재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4위에서 순위를 1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1대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로봇 가격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예상하는 미국과 유럽의 협동로봇 잠재 시장 규모는 9조달러(약 1경2137조원)에 이른다. 현재 로봇의 노동 시장 침투율은 2%에 그치지만 서빙, 용접, 과일 수확, 수술 보조, 요리 등 적용 분야가 다양한 만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2억3000만달러(약 1조6580억원) 수준이었던 협동로봇 시장 규모가 2030년 76억6000만달러(약 10조3257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 협동로봇 생산능력 1만1000대까지 늘려…자금 확보에도 '주력'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상장 이후 협동로봇 분야 투자를 크게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협동로봇 생산능력은 3200대로, 1년 전 대비 1000대가 늘었다. 기존에는 수원공장에서만 2200대를 생산했는데, 외주 생산 물량을 1000대 늘렸다.

두산로보틱스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2026년엔 1만1000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약 310억원을 수원공장 증설과 제2공장 신설 자금으로 마련해 둔 상태다.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R&D) 고도화를 위한 자금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IPO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로보틱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054억원으로, 2022년 말 대비 무려 4027% 증가했다.

매년 생산능력과 R&D 비용이 늘고 있는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길성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1970년생인 조 전무는 기존 ㈜두산 지주부문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2월 두산로보틱스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두산로보틱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으며 정통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두산에 몸담기 전에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FA팀장(재무팀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2017년 말 상무로 승진한 뒤 두산로보틱스로 이동하면서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12월 '스키폴 국제공항 협동로봇 수화물 처리 시스템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앞줄 왼쪽 3번째)가 시브렌 한 스키폴 국제공항 이사(앞줄 왼쪽 2번째), 헨리크 굴리브 코봇 리프트 대표(앞줄 왼쪽 4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두산]
지난해 12월 '스키폴 국제공항 협동로봇 수화물 처리 시스템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앞줄 왼쪽 3번째)가 시브렌 한 스키폴 국제공항 이사(앞줄 왼쪽 2번째), 헨리크 굴리브 코봇 리프트 대표(앞줄 왼쪽 4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두산]

◇ 북미·유럽 중심으로 판매채널 강화…내년부터 해외 생산시설도 확충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처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북미와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약 54%로 추정된다.

2022년 텍사스주 플라노에 북미법인을 세운 두산로보틱스는 올해는 독일에 유럽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2027년까지 북미와 유럽에서만 판매 채널 개수를 130개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또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지역 진출을 검토하고 현재 100여개인 해외 판매 채널을 2026년까지 219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 생산되는 로봇은 대부분 해외 업체에 판매되고 있고, 해외 판매 수량 대부분이 딜러사를 통해 고객사로 납품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법인은 앞으로 두산로보틱스의 생산 기반을 넓히는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원 공장에서 협동로봇을 생산 중인 두산로보틱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생산시설 조성에 돌입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먼저 북미에 설비 신설 및 매입 비용 115억원(2025년 60억원, 2026년 55억원)을 투입한 뒤 2026년 유럽과 아시아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 35억원, 아시아에 30억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하는 로봇기업 인수합병(M&A)도 현재로선 해외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자율주행로봇(AMR), 인공지능(AI), 팔레타이저(물품 적재) 등 분야에서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유럽 등지의 업체들과 꾸준히 접촉하며 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모빌리티 기술을 협동로봇에 접목하기 위한 M&A와 기술 협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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