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온라인 늘고 백화점 줄어…"오프라인 경쟁력 늘릴 것"
롯데 수원점·신세계 강남점 '리뉴얼'…현대, '팝업' 차별화

왼쪽부터 롯데몰 수원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더현대 서울 [사진=각 사]
왼쪽부터 롯데몰 수원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더현대 서울 [사진=각 사]

백화점업계가 규모가 커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에 대응해 올해 오프라인 강점을 살린 점포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매장을 리뉴얼하고 팝업스토어(이하 팝업)를 늘려 젊은층 고객을 유치한 후 이들이 다른 매장에서도 구매하는 연계구매로 전체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매출 비중 온라인 늘고 백화점 줄어…"오프라인 경쟁력 늘릴 것"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를 열고, 올해 오프라인 점포 투자를 늘리고 매장 리뉴얼 등을 확대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지난 26일 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백화점 사업부는 핵심 점포 중심의 리뉴얼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롯데몰 수원점이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기존 백화점 프리미엄 이미지와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쇼핑 공간으로 리뉴얼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오프라인 점포 강화를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총에서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는 "오프라인 플랫폼의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더현대서울, 판교점, 중동점,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 등 주요 점포에 2000여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도 지난 21일 주총에서 리테일을 중심으로 아트·엔터테인먼트 등 다채로운 콘텐츠와 신세계 브랜드가 결합된 복합공간을 구축하는 신성장 동력안을 내놨다.

이처럼 백화점이 점포 강화를 내세우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규모를 키운 이커머스 등 온라인업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지난달 온라인 비중은 53.2%로 지난해 같은 달(52.3%)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백화점 비중은 17.7%에서 16.7%로 1%포인트 감소했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 리뉴얼을 통해 주력 점포를 중심으로 특색 매장을 늘리고 팝업 등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2030 MZ세대의 관심사를 반영해 매장을 구성하고 고객이 백화점에 머물며 다른 브랜드 연계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다수 대학교와 기업이 위치해 젊은 상권으로 부상한 수원점을 중심으로 점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몰 수원점 1030세대 고객 구성비는 롯데백화점 전점 평균 대비 약 10%포인트 높았다. 롯데몰 수원점은 오는 29일 유통사 중 처음으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가 2017년 내놓은 패션 자체브랜드(PB)로, 젊은층 인기 브랜드다.

또 이날 뷰티 및 컨템포러리 매장도 새롭게 리뉴얼 오픈한다. 수원 첫 '바이레도' 매장을 비롯해 총 5개의 뷰티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고 8개의 신규 브랜드를 포함해 총 24개의 컨템포러리 매장도 재단장한다. 롯데몰 수원점은 단계적으로 리뉴얼을 하고 있는 매장으로, 다음달에는 국내외 맛집을 모은 약 5000㎡(1500평)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홀'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열었다. 벨기에 왕실 초콜릿 '피에르 마르콜리니'와 프랑스 파리 빵집 '밀레앙' 등 해외 브랜드의 국내 1호점을 비롯해 국내외를 대표하는 40여개 디저트 매장을 약 5300㎡(1600평) 공간에 모았다.

스위트 파크 오픈 이후 한 달간 강남점 디저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늘어났다. 디저트 고객 중 강남점 구매 이력이 없던 신규 고객은 작년보다 90% 늘었다. 특히 신규 고객 가운데 54%가 20~30대로 나타났다. 신규·기존 고객을 합쳐 20대 매출은 전년 대비 295%, 30대는 138% 증가하는 등 젊은 고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스위트 파크의 연계구매 효과로 한 달간 강남점 전체 매출은 30% 증가해 신세계백화점 13개 전 점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2030세대 고객이 즐겨 찾는 영패션 브랜드와 스포츠·아웃도어 매장이 포진한 8층 뉴 스트리트(60.3%)와 럭셔리(23.1%)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스위트 파크를 시작으로 오는 6월 프리미엄 푸드홀과 와인 전문관, 내년 상반기까지 슈퍼마켓과 델리 홀을 차례로 오픈해 MZ세대 고객을 지속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더현대 서울에 위치한 팝업 전용 공간 에픽서울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서울에 위치한 팝업 전용 공간 에픽서울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롯데 수원점·신세계 강남점 '리뉴얼'…현대, '팝업' 차별화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올해도 젊은층을 공략한 다양한 팝업을 선보이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스텔라이브·플레이브'의 팝업스토어를 차례로 진행했다. 약 한 달간 진행한 팝업 매출은 총 70억원이 넘었다.

2021년 2월 개점한 더현대 서울은 오픈 첫 해 팝업 100여건에서 2022년 210여건, 지난해 440여건으로 꾸준히 팝업을 늘렸다. 올해 들어 지난 1~2월에만 77건의 팝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팝업 고객이 더현대 서울 다른 매장 고객으로 이어지는 연계구매 비율은 70% 이상이다. 이에 따라 더현대 서울 영패션 매출 비중은 2021년 6.2%에서 지난해 13.9%까지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더 현대 서울에 휴식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개념 공간 '에픽 서울'을 선보였다. 공간의 절반 가량을 고객 휴식 공간으로 조성한 팝업 전용 공간으로, 벽면을 따라 벤치 등 휴게 가구가 배치돼 있어 고객이 중앙에 위치한 팝업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조다.

현대백화점은 에픽 서울을 활용해 K팝 스타나 하이엔드 브랜드 등 글로벌 아이콘과 협업한 단독 콘텐츠를 비롯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몰입형 아트 전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의 최신 개봉작 소개 등 다양한 팝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업체의 규모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백화점업계는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쇼핑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예전에는 젊은층이 특정 브랜드를 구매할 때만 백화점을 찾았다면 지금은 백화점에 머물면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변해 차별화된 공간을 늘려 이들의 방문을 유도해 패션, 뷰티 등 연계구매로 이어지게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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