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스포츠 시장 2030년 57억달러 규모 성장 전망
높아진 선수연봉, 중계료 감소 등 구단 및 리그 재정 위기 지속
샐러리캡 및 스포츠토토 도입, 수익모델 발굴 등 노력 중

지난 20일 진행된 LCK 스프링 첫 통신사더비 현장. [사진=LCK]
LCK가 진행되는 롤파크 전경. [사진=LCK]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e스포츠 구단과 리그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년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 이에 국내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 크래프톤, 넥슨 등은 리그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츠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21년 11억7800만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약 20%씩 상승해 2030년 57억4300만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스포츠는 또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로 성장하고 있다. 가장 높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경기는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 월즈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으로 약 514만명이 시청했다. 이는 2021년 가장 많은 시청자를 기록한 2022년 롤드컵 결승전(약 402만명) 대비 28.1% 증가한 것이다.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e스포츠 리그와 리그에 소속돼 활동하는 구단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e스포츠 구단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한 페이즈 클랜은 작년에만 약 4867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장 당시 약 10달러를 기록했던 주가는 50센트 수준까지 폭락했다.

독일의 프로축구팀 FC 샬케04가 창단한 LoL 구단 샬케04 e스포츠는 2021년 재정상의 이유로 유럽의 LoL 리그인 LEC의 참가 시드권을 2650만유로에 매각했다. 당시 샬케04 측은 "축구팀의 2부 리그 강등 등 클럽에 재정적인 문제로 팀을 매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21년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LCK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CK는 약 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2021년 영업손실 11억원보다 더 늘어났다.

온게임넷과 스포티비가 e스포츠 TV 중계를 중단하며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도 줄어들었다. [사진=콘텐츠진흥원]
온게임넷과 스포티비가 e스포츠 TV 중계를 중단하며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도 줄어들었다. [사진=콘텐츠진흥원]

구단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LCK의 가장 인기 구단인 T1도 2019년 약 22억원, 2020년 약 110억원, 2021년 약 211억원, 2022년 약 166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구단인 디플러스기아도 2019년 약 5억원, 2020년 약 50억원, 2021년 약 33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국내 프로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 크래프톤, 넥슨 등 종목사는 구단의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대회 상금을 높이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은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종목사 투자액 추이는 2020년 731억원에서 2021년 838억원으로 증가했다.

e스포츠 업계에선 리그와 구단들의 적자가 지속되는 이유로 중계권료 감소, 높아진 선수들 연봉, 수익화 모델 부재 등을 꼽고 있다.

이디앤리서치의 'e스포츠 실태 산업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데 드는 연간 평균 비용이 35억~45억원인 반면 수익은 10억원 이하가 대부분이다. 또 구단 예산 중 선수 연봉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하며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또 e스포츠는 축구, 야구 등 다른 스포츠와 달리 중계권 판매 수익이 적다. 지상파•케이블 중계가 아닌 유튜브, 네이버,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인터넷 중계가 중심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e스포츠 TV 중계를 담당하던 온게임넷과 스포티비가 사업을 종료하며 2021년부터 TV 중계권 수입이 완전히 끊겼다. 콘진원의 e스포츠실태조사에서도 TV 방송 분야 매출은 집계하고 있지 않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e스포츠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리그와 구단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며 “리그와 구단이 계속해서 수익성을 증명해 내지 못하면 전체 e스포츠에 대한 투자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디어 전문 투자사 드레이크 스타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분야 글로벌 투자 695건 중 4.7%인 33건만이 e스포츠 관련 투자다. 2021년 19.2% 수준에서 1년 만에 4분의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 3월 LCK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 전문 서비스 기업 레전더리스와 손잡고 구단과 선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디지털 콜렉터블(Digital Collectibles)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LCK]
지난 3월 LCK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 전문 서비스 기업 레전더리스와 손잡고 구단과 선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디지털 콜렉터블(Digital Collectibles)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LCK]

종목사들은 최근 구단과 리그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e스포츠가 종목사 게임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인 만큼, 리그와 구단의 수익성을 높여 서로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든다는 목표다. 

한 e스포츠 종목사 관계자는 “종목사에게 e스포츠는 수익성을 따지는 사업적 측면이 아니라 게임을 알리는 마케팅 활동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며 “e스포츠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게임과 e스포츠가 함께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구단과 리그가 수익성을 높여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LCK 선수들의 연봉 상한선을 제한하는 샐러리캡 제도와 스포츠토토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중국 LPL에 샐러리캡을 도입했다. 구단 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수연봉을 조정해 구단의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다.

LCK 관계자는 “리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구단들과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현재 알려진 새로운 제도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도입 시점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정확히 알려 줄 순 없다”고 말했다.

또 LCK는 지난 3월 디지털 콘텐츠 전문 서비스 기업 레전더리스와 손잡고 구단과 선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디지털 콜렉터블(Digital Collectibles)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 콜렉터블은 LCK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활동했던 선수들과 LCK 경기의 IP를 활용한 디지털 상품을 제작 및 판매하는 서비스다. 디지털 상품들의 판매 수익은 선수와 게임단에도 배분될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 리그를 운영 중인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글로벌 파트너팀 제도’를 도입했다. 글로벌 파트너팀 제도는 인기와 역사가 오래된 명문팀 8개 팀을 선발해 국제대회 시드 보장 혜택 등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또 해당 팀들의 고유 상징색 등을 활용해서 스킨 제작 및 판매를 통해 수익을 배분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리그와 각 프로구단이 자생할 수 있도록 수익성 개선에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올해 배틀그라운드 국제대회서 글로벌 파트너팀 IP를 통해 제작된 스킨 및 상품 판매를 시작했고 수익금은 팀과 분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와 지난해부터 피파온라인4 eK리그를 운영 중인 넥슨도 구단과 리그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수익성 강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넥슨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릴 순 없지만 드리프트리그는 창립부터 글로벌 규모로 계획했고 지속가능성을 약속드린 바 있다”며 “현재 드리프트리그와 eK리그 모두 구단과 회사가 상생할 수 있는 수익성 정책을 논의 중이며 추후 알려드리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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