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백종원·김혜자·39도시락 인기
편의점 업계, 오피스 중심 도시락 매출 급증
코로나로 위축됐던 급식업체들 실적 개선

고객들이 한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U]
고객들이 한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U]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을 겪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성비 도시락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식자재 업계도 외식보다 가격이 저렴한 구내식당에 고객이 몰려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는 지난 16일 출시한 4500원짜리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이 엿새 만에 누적판매 50만개를 돌파했다.

고물가 시대에 한끼를 5000원 이내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편의점 도시락이 떠오르면서 하루 8만개 이상 판매된 것이다.

특히 오피스와 대학가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의 33.1%를 차지하며, 직장인과 대학생의 인기를 입증했다.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이 도시락을 2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구독쿠폰, 통신사할인 등 정보글이 공유되고 있을 정도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6년만에 '김혜자 도시락'을 재출시했다. 지난달 15일 재출시한 이 도시락은 2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역대 도시락 메뉴 기준 최단기 밀리언셀러다. 출시 이후 한달 간 GS25의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5% 급증했다. 

GS25는 자체 12개 상권 분류 중 오피스 입지 내 점포의 올해 도시락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에 전체 지역 도시락 판매 신장률이 37.5%인 것과 비교하면 직장인의 편의점 도시락 수요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마트24는 3900원짜리 '39도시락'으로 가성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000원대에 소세지야채볶음, 감자채볶음, 마늘쫑볶음, 미니돈까스, 해물완자, 야채고로케 등 6찬이 들어간 도시락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39도시락 출시 직후 4일간 도시락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런치플레이션에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구내식당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모바일 식권 서비스 기업 식신에 따르면 점심값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평균 식대 결제 금액은 9633원으로 전년 동기 8302원 대비 16% 상승했다.

가장 큰 폭으로 식대가 증가한 서울은 9180원에서 1만2285원으로 33.8%가 올랐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한 달 20일을 근무했을 때 월 평균 점심 식대가 24만5700원인 셈이다. 구내식당 식대도 지난해 4분기 평균 685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이처럼 구내식당 가격이 올랐어도 외식가격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2월 기준 서울 평균 1인분 외식값은 김치찌개 백반이 7700원, 칼국수 8700원, 비빔밥 1만100원, 냉면 1만700원이다. 

이에 식자재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재택근무, 재택수업으로 위축된 구내식당과 급식 사업이 다시 매출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택 근무가 축소되고 물가도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CJ프레시웨이의 매출은 2조7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상승했고, 영업이익 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8%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1% 증가한 1조92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72.6% 증가했다. 급식서비스, 식자재 등 주력사업 확대와 신규사업의 확대가 함께 실적을 이끌었다.

아워홈도 지난해 잠정 매출이 1조8300억원으로 5.1% 올랐고, 영업익은 570억원으로 122%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해제,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편의점 도시락, 구내식당, 가정간편식 등 가성비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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