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수료로 이용객 늘렸지만 적자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한 학생이 핸드폰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한 학생이 핸드폰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무료·저가수수료로 고객을 유인한 패션 플랫폼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8일 네이버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은 4월부터 판매수수료를 최대 3%에서 4%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크림의 수수료 인상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지난해 4월 이후 9번째다.

2020년 출시된 크림은 2년간 '수수료 무료'를 내세웠지만, 2022년 4월 판매수수료 1%를 받기 시작한 이후로 12개월 간 8차례를 인상했다. 현재 크림은 판매 수수료 3%, 구매 수수료 3%, 총 6%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다음달부터 7%가 된다.

다른 리셀 플랫폼인 무신사의 솔드아웃도 4월부터 구매수수료를 2%로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의 수수료를 부과한 후 두 번째 인상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달부터 판매수수료를 1.5%에서 4.5%로 올렸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12월부터 판매수수료를 3%씩 부과하면서 수수료 무료를 폐기했다.

명품 플랫폼도 수수료 인상에 들어갔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11월 수수료를 8.8%에서 12.1%로 인상했고, 트렌비는 지난해 8월부터 중고 명품 거래 판매수수료를 7.9~11.9%로 책정했다.

이 같은 수수료 줄인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풍토병화에 따른 유통가의 리오프닝으로, 온라인 쇼핑 이용이 점차 주는 시점에 소비 둔화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공개한 지난해 12월 주요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전년 동월 대비 9% 성장했지만, 온라인 유통업체는 4.3% 성장에 그쳤다.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은 지난 1년 중 최저치였다.

한때 누적 거래액 1조원에 달하며 호황을 누린 명품 플랫폼들은 올해 1월 이용자 수 합계가 86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113만명에 달한 이용자는 4개월 연속 감소하며 27만명이 줄었다.

크림이나 에이블리는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이용객은 늘었지만, 오히려 영업손실은 늘었다.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2021년 영업손실은 695억원,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의 영업손실은 385억원이다. 크림도 5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과 경기 부진 등으로 투자 시장이 얼어붙자 그동안 이용객 증대 등 외형 키우기에 나섰던 플랫폼도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수순"이라며 "초기에 정착을 위해 무료 또는 저가 수수료 정책을 폈고, 이제 정상화 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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