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아파트 거래량 반년 만에 900건대 회복 기대
헬리오시티 84㎡ 매매가 1억~2억원 상승
지난달 정부 규제 완화 영향…고금리 여전해 지켜봐야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지난달보다 1억~2억원 오른 채 거래된 가운데 '무순위 청약(줍줍)'에 예비청약자가 몰려들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시장에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속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747건이다.

거래 신고기한이 매매체결일 기준 최대 30일이므로, 2월말까지 1월 매매량이 실제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거래량이 900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6월(1067건) 이후 가장 많은 매매량을 기록하는 셈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이 상승 전환한 사례들도 확인되고 있다. 송파구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84㎡ 2건이 1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보다 1억~2억원 오른 금액이며, 호가 상승세도 관측된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같은 평형 호가가 15억원까지 내려갔었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19억원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줍줍도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마포구 '마포 더 클래시' 25가구 무순위 청약에 54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0.33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A는 1가구 모집에 252명이 청약했다. 정당 계약률이 37%에 그친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선착순 계약을 한 결과 계약률이 90%까지 뛰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업계에선 매매가 상승, 줍줍에 대해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 효과로 보고 있다. 이 대책에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연장, 용산구와 강남4구를 제외한 규제지역 해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실거주의무 폐지 등이 담겼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헬리오시티 84㎡ 호가가 19억원이지만 매수자들은 16억원대 물건을 찾고 있다. 거래가 급증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동산시장 하락의 주요인인 고금리도 여전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 4.0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결정한 직후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금리를 유지하는데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기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미국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억제가 목적인데 물가를 오르게 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요인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돈다고 해서 바닥을 찍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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