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98주·93주 연속↑
교통망 개선으로 서울접근성↑

강원도 속초 동명항 일대에 지어지는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네이버 거리뷰]
강원도 속초 동명항 일대에 지어지는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네이버 거리뷰]

올해들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집값이 보합을 보이고 있는 반면 강원 강릉과 속초의 집값이 크게 오르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11일 기준)에 따르면 강릉은 지난해 8월 말 이후 98주동안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속초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93주 연속 상승해 이 기간 각각 19.26%, 20.9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릉의 경우 대통령 선거 전인 지난 3월 초 0.23% 오른 뒤 줄곧 0.1%대 상승을 이어왔으며, 시장 전반에 금리 상승 영향이 몰아치던 19주간 2.8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속초도 같은 기간 1.92%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도 강릉 111.2, 속초 117.4를 기록해 두 지역 모두 2012년 5월 이후 10년 간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100보다 높으면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시장에 거래되는 매물도 역대급으로 많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 아파트 거래량은 3만508건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처음 3만건을 돌파했다. 이 중 강릉이 3956건, 속초 2750건으로 두 지역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강원도 전체에서 22%(6706건)에 달했다.

최근 강릉과 속초의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른 이유는 수도권 규제의 풍선효과에 더해 교통망 확대와 외지인의 세컨드하우스 수요 증가가 꼽힌다.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강릉, 속초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2018년 KTX강릉역 개통 등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은 관광지'로 부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더뎠던 강원도에 최근 수년 사이 개발 사업이 이어졌고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규제책까지 더해지면서 원주 등 수도권 인접 지역은 물론 강릉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도 대장아파트의 경우 이미 지방 소도시에서 보기 힘든 가격에 형성됐다. 강릉 교동 롯데캐슬 1단지 전용 135㎡는 지난달 26일 6억1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고, 2024년 입주 예정인 강릉 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184㎡의 분양권은 5억원 중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속초의 아파트값은 더 높게 형성됐다. 바닷가 조망이 가능한 속초청호아이파크 85㎡는 지난 4월 7억2500만원에 거래됐고, 내년 8월 입주하는 속초디오션자이의 전용 132㎡는 지난 2월 무려 17억4008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11억6190만원에 비해 5억7818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외지인 투자비중은 지난 5월 40.91%로 10명 중 4명이 외지인 거래였다. 강릉도 28.51%를 외지인이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지역 내 일부 고가 아파트들이 전체 평균 가격에 영향을 미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워낙 공급량 자체가 많지 않아 매수자들이 조금만 들어와도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보니 단순히 전체 시장의 상승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최근 강릉이나 속초에 들어선 단지들이 대형건설사 브랜드에 바다 조망까지 갖춘 희소성이 부각돼 평균 가격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며 "워낙 공급량이 많지 않다보니 매수자들이 조금만 들어와도 가격에 크게 반영된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서울에서 한강 조망 프리미엄이 있는 단지들은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처럼 바닷가 조망을 갖춘 브랜드 아파트도 같은 경우로 볼 수 있다"며 "지역 내 다른 단지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굿모닝경제 김성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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