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의지 피력…유안타·이베스트 잠재 매물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 계획 천명으로 들썩였던 증권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의 인수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증시 약세 속 증권사 매각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실제 인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계열사로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에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를 목적으로 올해 증권사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창립기념식 등에서 "적극적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며 "증권과 보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설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증권사 인수가 그룹 시너지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며 "증권사를 최우선으로 벤처캐피탈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884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금융지주 중 4번째로 많은 수익을 거둬들였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투자 여력을 6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증권사 인수를 위한 '실탄'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로는 자본규모 1조원 수준의 비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꼽힌다.

수년 이상 소요되는 증권업 인가를 직접 받는 것보다 증권사업 진출은 수월하면서도 가격 부담은 낮은 마지노선이 1조원대 중형 증권사 인수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증권사로는 SK증권과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최근 SK증권이 매각계획이 없다고 공시하면서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유안타증권은 과거 대만 유안타그룹이 우리금융지주와 매각을 논의했다는 소문이 퍼지며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말 유안타증권과 우리은행 사이에 제휴 사업이 이뤄지면서 인수 성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08년부터 지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가 대주주를 맡고 있다. LS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우회 지배하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주사 체제 완성에 필수적인 수익 다각화의 핵심이 증권사 인수인만큼 시장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매입 자체는 이미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우리금융의 실제 증권사 인수 시점은 당초 예상과 달리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늦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잠재 매물들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에 매수자인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인수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에 대한 소문은 많지만 실제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는 이유도 이같은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닌 우리금융은 각국 정부의 금리인상과 긴축 기조에 힘입어 올해 실적이 순항하고 있다. 수익 다각화는 필요하나 급하게 증권사를 매수할 필요성이 낮다는 의미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단기 인수에 따른 비은행 부문 실적 개선 효과가 카드사나 보험사 대비 크고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용이하다"며 "인수 시점이 미뤄질 수는 있겠지만 증권사 인수 자체는 무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방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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