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누리호(KSLV-Ⅱ)를 성공적으로 쏘와 올리며 독자적인 우주 개발 시대를 열었다. 최초의 위성인 우리별 1호 이후 30년여년 만의 쾌거다.

굿모닝경제 이상배 외교안보정책위원
굿모닝경제 이상배 외교안보정책위원

2010년 3월 누리호에 착수한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우리 기술로 우주의 한 영역을 차지하게 됐다. 이를 통해 1톤급 실용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릴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된 것이다.

정부에 의하면 2027년까지 추가로 4번을 발사하고, 이후 2031년에는 달착륙선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태극기가 선명한 우주선이 달에 안착하는 장면을 10년 후에는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누리호 성공의 가장 큰 의미는 독자적인 우주발사로 우주강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군사적인 측면과 정보적인 측면에서 국가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군사적으로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우주 발사체와 탄도 미사일의 발사원리는 유사한 부분이 많다. 발사체 머릿 부분에 무엇을 장착하느냐에 따라 우주 발사체냐 탄도 미사일이냐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적인 측면에서는 지상과 인공위성을 연결하는 통신망을 구축해 정보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됐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은 정보력 확보는 물론 군사력 강화에 직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가 전쟁의 판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해주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개전초기 러시아가 사회 기반시설인 통신과 방송을 공격하자, 인터넷과 방송 등 외부와의 연결이 끊길 위험에 처했다. 이때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에게 “스타링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우크라이나로 안테나와 셋톱박스를 보내 스타링크 접속이 가능토록 지원했다. ‘스타링크’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 지구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띄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를 사용하면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고, 러시아 군인들이 저지른 민간인 범죄 등의 참상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만들었다. 

또 러시아 흑해 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함 침몰’은 위성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위성 자료를 이용해 침몰시켰다”는 서방 전문가들의 분석과 내외신 보도내용을 보면 인공위성이 얼마만큼 큰 위력을 발휘하는 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두고 미국과 일본의 정보 독점과 영향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도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엔은 우주법과 우주조약, 달 협약 등을 선언하며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천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은 별도 우주전담조직을 만들어 미래 우주영역 확보를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군도 최근 ‘우주작전사령부’를 2030년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칫 군비경쟁(An arms race)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기에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절한 외교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우주국(ESA)에 의하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10㎝ 이상되는 우주쓰레기(Space junk)는 약 3만6500개다. 또 1㎝~10㎝ 사이는 약 100만개, 1㎜~1㎝사이는 약 3억3000만개가 지구 궤도를 배회하고 있다. 3억3100만여개 쓰레기가 지구를 둘러싼 우주공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추적이 어려운 10㎝ 이하의 작은 쓰레기가 수류탄과 같은 폭발력을 가지고, 약 5㎝ 두께의 금속벽을 관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우주선에서 나온 작은 쓰레기 하나가 수천억원이 투입된 위성을 망가뜨린다는 것을 상상해보면, 우주공간 개발의 기치를 우주환경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6G 상용화에 대한 대비이다. 위성통신을 지상통신과 결합할 경우 보다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6G는 초고주파인 테라헤르츠(THz) 대역을 활용하는 기술로 5G 3.5GHz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처리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지구상 모든 공간이 연결된 하나의 통신망으로 묶여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만물인터넷(IoE) 시대를 한층 더 앞당길 것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먼저 대비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적인 우주발사에 성공한 국가 반열에 올라섰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우선 천문학적인 발사비용을 줄이는 문제로,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발사 비용 873억여원인데 반해 '누리호'는 1조9600억원이 투입됐다.

엄청난 차이다. 우주발사체에는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37만개의 부품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방안 등 비용 절감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 우주정거장과 달 탐사 등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발사체 보다 중량과 크기 등을 키워야 한다. 2027년까지 이어질 4번을 발사실험의 핵심 과제가 아닌가 싶다.

독자적으로 '하늘 門'을 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과 참여 업체 기술진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며, 우주공간에서도 대한민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길 바란다.

굿모닝경제 이상배 외교안보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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