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제=김정은 크리온(주) 대표]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19는 지난해와 올해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었던 주제였다. 특히 라이브 무대를 매개로 공연자와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완성되는 공연예술 분야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분야의 국내 피해액은 504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정은 크리온(주) 대표
김정은 크리온(주) 대표

집합, 이동, 외부활동까지 제약이 생기며 코로나블루로 지친 사람들은 TV나 스마트폰 등 비대면으로 전달되는 콘텐츠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콘텐츠 대부분이 초기에는 사전제작으로 제작돼 있는 기존 콘텐츠를 재탕하기 급급했다. 콘서트, 뮤지컬 등의 공연업계는 줄줄이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져 파산신청 기업 수가 통계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온라인 콘서트, 가상여행, 온라인 수업 등 첨단기술과 새로운 기획을 접목한 비대면 방식으로 관람객과 소통을 시작하는 시도들이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매년 개최되던 주요 국가별 ‘한류 콘서트’가 좋은 사례다. 당시 한류 콘서트는 예정됐던 대부분의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거나 사전 제작 방식으로 진행되는 등의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그러나 스위스의 경우 빠르게 온라인 라이브방송의 형식으로 전환하여 K-Pop 댄스 경진대회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공연이 개최되는 장소에 방문할 수 있는 관객만이 참여 할 수 있었던 반면, 온라인 송출을 통해 정보를 알고 있는 전 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됐고 더 많은 관객들이 콘텐츠를 관람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라이브방송을 통해 관객과 공연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동안 가지고 있던 경계를 허물고 대중과 편안하게 호흡하는 계기가 됐다.

부산시청의 경우도 특별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부산시청은 비대면 해외시장 개척으로 빠르게 전환하여 해외에 거주 중인 현지의 인플루언서들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정보를 받아 현지 사정에 어울리는 방식의 콘텐츠를 제작 배포하고, 보낼 수 없는 제품들의 경우 3D프린터를 활용해 샘플링을 최대한으로 구현하는 방식 등을 도입하여 전후방에서 지원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물리적으로 해당 국가에 가는 공수를 줄임과 동시에 제품의 시장성을 빠르게 확인함으로써 안정적인 시장진입을 보장하게 된다. 물론 아직은 이러한 방식의 시도가 전 산업군을 아우를 수 없고 여전히 구매자들이 기업의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제품 구매 확정에 이르기까지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선이 많이 있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유학 중이던 학생들이 코로나19로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물리적 위치가 중요해지지 않음에 따라 많은 학생과 가족들이 국내로 귀국해 수업을 수강하는 생활의 물리적 변화가 발생했다.

또한 강연회나 국제 콘퍼런스가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접목한 비대면 버추얼 컨퍼런스로 전환이 됨으로써 유명 연사의 섭외도 보다 저렴한 비용과 효과적인 시간 안배로 수월해졌을 뿐 아니라 참석자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비대면 콘텐츠를 시청하는 대부분의 소비자층은 태블릿, 스마트폰 등 소형 휴대용기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시간을 별도로 내서 공연장을 방문하거나 TV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되다보니 장소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아도 되어 비대면 콘텐츠 확산의 속도를 급격히 가속화하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소비패턴이 빠르고 피드백 또한 실시간적으로 진행되다보니 콘텐츠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도 트렌드를 시시각각 읽어내어 반영하고 있다. 더욱이 휴대용기기에 적합한 저가의 장비로 상대적으로 저화질의, 그리고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짧은 콘텐츠를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해 제공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모두 긍정적 것만은 아니다. 콘텐츠 제작과 보급의 장벽은 낮아지고 확산 속도도 빨라지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제작자들에 의한 검수 되지 않은 콘텐츠 또한 무한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게다가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콘텐츠의 확산에 있어서 국가 간의 장벽이 없다보니 여행조차도 가상여행, 랜선 여행 혹은 메타버스라는 새로 창조된 세계관 안에서 발생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며 무질서하게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을 검수하는 정책을 시급하게 도입되어야 한다. 동시에 제작자와 시청자가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도덕적 잣대가 세워질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서 전달되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가 시작 된 이후 빠르게 변화되는 시장을 보면서 이제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 신기술과 새로운 세계관을 통해 탄생할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소통의 장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 김정은 대표는 삼성전자, 트레져헌터를 거쳐 글로벌 콘텐츠 스타트업 크리온(주)을 19년도에 창업했으며 한국관광공사, 문화체육관광부, 부산시, SBS 등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다. 또한 부산디자인진흥원에서 R&D 국가과제개발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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