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양극재 수출액·수출량 증가…1분기만 5조원 수출할 듯
국내 기업들, 삼원계배터리 양극재 장악…국내외 생산능력 키워
"양극재 관련 다수 특허 확보…품질 높여 무역적자 극복 일조"

유리병에 담긴 검은색 분말 형태의 양극재. [사진=LG화학]
유리병에 담긴 검은색 분말 형태의 양극재. [사진=LG화학]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핵심 소재인 양극재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주요 소재 기업들이 양극재 수출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양극재가 1년째 지속되는 무역적자로 신음하는 한국 경제의 효자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양극재 수출액과 수출량은 각각 13억1000만달러(약 1조7100억원)와 2만5000톤이다. 전달 대비 각각 14%, 11% 증가한 수치다.

양극재 수출 가격도 ㎏당 51.9달러로 전달보다 2.9% 올랐다. 올해 1~2월 누적 양극재 수출액은 24억7000달러(약 3조2000억원)로, 3월에도 평균 성장률이 유지된다면 1분기 양극재 수출액은 39억2000만달러(약 5조원) 수준이다.

LG화학(한국 공장), 포스코퓨처엠, 코스모신소재,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유미코아 등 국내 주요 양극재 생산 기업들의 합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5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1분기 양극재 업체들의 매출은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배터리를 선호한다. 에너지 밀도의 핵심은 배터리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양극재다. 대부분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NCM)으로 만드는데, 코발트의 가격이 비싸 그 비중을 줄인 ‘하이니켈’ 양극재가 값이 싸고 품질도 뛰어나다. 이것을 제조하는 기업은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뿐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벤츠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2021년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업체 중 에코프로비엠이 7만5000톤을 생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LG화학(6만1000톤), 일본 니치아(4만8600톤), 벨기에 유미코어(4만2000톤)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SDI(3만5000톤)와 포스코케미칼(2만9700톤), 엘엔에프(2만5500톤)은 각각 8~10위에 자리했다.

국내 양극재 수출량 및 수출 가격 추이. [자료=한국무역협회, 한화투자증권]
국내 양극재 수출량 및 수출 가격 추이. [자료=한국무역협회, 한화투자증권]

국내 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양극재 생산능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에 30억달러 이상을 투자, 연간 생산능력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2027년까지 연산 12만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에 연산 3만톤 규모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전용 공장을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작년 4월 같은 부지 내 연산 3만톤 규모의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공장을 착공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2025년에는 포항에서만 6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이 가능하다.

에코프로비엠도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2년 9만톤에서 2027년 71만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 매출 27조원 이상을 올리며 글로벌 1위 양극 소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가팔라지면서 양극재가 새로운 수출 주력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초에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는 데다, 고품질로 고객사의 평가가 좋아서 향후 전망도 밝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09억4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한 금액이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372억6900만달러로, 이 기간 무역적자는 63억2300만달러에 달한다. 이런 추세가 이달말까지 이어지면 작년 3월부터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생산해온 만큼, 그간 기술력을 꾸준히 쌓아 왔고, 품질도 뛰어나다”며 “양극재 관련 특허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재 특허의 경우, 세계 대부분 기업들이 쓰고 있는 기술에 적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배터리 3사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수주량을 늘릴 수 있도록 기술력과 품질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양극재 수출액이 늘어나 무역적자 극복에 도움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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