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시장 연평균 36.2% 성장 2027년 502조 전망
SKT, 내달 AI 서비스 ‘에이닷’에 ‘장기기억’ 기술 적용
KT, 초거대 AI '믿음' 올해 상반기 내 상용화 계획
네이버, 삼성전자와 협력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확장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에이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AI, 그 이상의 AI’로 불리는 초거대 AI(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플랫폼 기업들이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비롯해 국내 통신사와 플랫폼 업체들도 AI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정보를 스스로 학습해 종합적인 추론을 할 수 있는 차세대 AI다.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 기반 학습을 통해 대화의 상황과 맥락에 기반해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거대 AI는 ▲로보틱스 ▲헬스케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인터넷 플랫폼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해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관련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869억달러(약 107조2000억원)에서 2027년 4070억달러(약 502조2000억원)로 연평균 36.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역시 2021년 9435억원에서 2025년 1조9074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내달 AI 서비스 ‘에이닷’에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할 수 있는 ‘장기기억’ 기술과 사진·텍스트 등 복합적인 정보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을 적용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컴퍼니'라는 새로운 비전을 밝히면서 ▲Core Biz를 AI로 재정의 ▲AI서비스로 고객 관계 혁신 ▲AIX 등 3대 추진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에이닷에 'GPT' 등 초거대 AI 모델을 추가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챗GPT'가 보유한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 지식 대화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김영준 SK텔레콤 에이닷 추진단 담당은 “글로벌 초거대 AI시장은 국내외 빅테크가 치열하게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다투는 전장”이라며 “SK텔레콤은 적극적인 R&D 투자,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에이닷을 글로벌 톱 수준의 AI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KT는 지난해 11월 AI 전략 간담회에서 발표한 초거대 AI '믿음(MIDEUM)'을 올해 상반기 중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믿음'은 사전에 학습된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외부 지식을 가져와 기억하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초거대 AI '믿음'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 등 3대 전략을 내놨다. 또 AI를 활용해 디지털혁신을 추진할 분야로 물류를 지목하고 단계별 AI 전환을 통해 2025년까지 약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T는 초거대AI를 로봇, AI 스페이스,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분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기업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만들어주는 전문화 도구인 '믿음 렛츠'를 선보일 방침이다. 또 스타트업과 국내외 협력사들에게 API를 제공하는 오픈 포털 '지니랩스'와 산학연 협력체 'AI 원팀'을 중심으로 초거대 AI를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0월 자체 AI 브랜드 익시(ixi)를 공개하고 AI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중 인터넷TV(IPTV)인 U+TV와 키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이들나라에 검색추천 형태로 AI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 LG그룹의 초거대 AI인 엑사원(EXAONE)과 연계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올해 하반기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AICC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무 협약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오른쪽),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 [사진=네이버] 
업무 협약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오른쪽),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 [사진=네이버] 

국내 대표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 역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확장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챙기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클로바 AI 스피커에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똑똑사전' 기능을 추가했다. 

'똑똑사전' 기능은 초거대 AI를 적용해 자연스럽고 풍부한 대화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속적 대화도 가능하다. 

아울러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초거대 AI를 위한 전용 ‘AI 반도체 및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초거대 AI가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성능, 비용 등 효율이 관건인데, 현재의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처리 속도에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는 초거대 AI 시스템에 최적화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고 네이버는 이를 통해 초거대 AI의 성능과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또 자연어처리 분야 AI 스타트업 '튜닙'에 투자하는 등 초거대 AI 기술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는 2017년 설립한 AI 연구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의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카카오브레인은 2021년 GPT-3 기반 한국어 특화 AI 언어 모델 'KoGPT'를 공개했고 지난해에는 자체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 모델 'minDALL-E'(민달리)와 업그레이드 버전인 'RQ-트랜스포머'를 고도화해 만든 AI 화가 '칼로'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의료영상 분석에 초거대 AI를 활용하기 위해 가톨릭중앙의료원, 고려대 안암병원, 충북대병원 등 9곳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책임자(CEO). [사진=연합뉴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책임자(CEO). [사진=연합뉴스]

이밖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MS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약 12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MS는 2019년 오픈AI에 10억달러(약 1조2300억원)를 투자해 오픈AI가 개발한 신기술을 자사 검색엔진에 적용하고 상용화를 위한 우선권을 확보했으며 2021년에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울러 이번 투자를 통해 MS는 오픈AI의 AI 분야 연구와 제품 및 API 서비스 등 전반을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로서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양사는 AI 모델 연구와 학습을 위해 다수의 슈퍼 컴퓨팅 시스템도 'MS 애저' 기반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모든 MS 제품에 AI 기능을 갖춰 제품을 완전히 변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거대 AI는 기존 AI 기술보다 확장성 측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비해 한국 기업들은 후발주자이지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와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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