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앞장서 폐쇄적인 조직문화 탈피 노력
자유로운 수평문화 만들기 위한 노력 집중
롯데·대우·현산, 경영진과 간담회 통해 소통
업무성향분석 프로그램개발·유튜브도 활용

대한민국이 진화하고 있다. 20세기 초반 '생존의 시대'에서 1960년대 이후 이어진 '산업의 시대', 2000년 이후 지속중인 '정보의 시대'를 넘어서 '가치의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가치의 시대 중심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있다. MZ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기업의 중요한 계층으로 성장했다. 가치를 중심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또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치'와 '공정'을 앞세운 MZ세대와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이끈 기성세대의 '하모니'를 통해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주]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와 주니보드의 타운 홀 미팅 모습. [사진=롯데건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와 주니보드의 타운 홀 미팅 모습. [사진=롯데건설]

보수적 색채가 짙은 건설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예전 상명하복식의 폐쇄적인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의 가치관에 맞춘 업무 성향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의 직급 대신 '매니저', '프로', '책임' 등 수평적 호칭으로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은 건설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일찌감치 선임·책임·수석의 체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원과 대리를 매니저로 과장·차장·부장을 책임매니저로 변경했다. GS건설도 부·차장급은 책임, 과장 이하는 전임으로 바꿨다. 

DL이앤씨는 부장급 이하 7단계로 촘촘했던 직급을 4단계로, 임원 직급 체계도 5단계에서 3단계로 각각 줄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든 팀원의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부장 이하 호칭을 프로로 바꿨다.

건설사들은 또 MZ세대를 위한 업무성향 분석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중이다.

롯데건설은 업무 성향 분석 프로그램인 'JBTI(Junior Board Type Indicator)'를 지난 7월 선보였다. 'JBTI'는 롯데건설에서 MBTI를 모티브로 만든 직원 업무 성향 분석 프로그램이다. 전문 파트너사인 더플레이컴퍼니와 한양대 교육공학과 이윤수 교수팀과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JBTI 6가지 유형에는 행동대장, 스파클링 사이다, 플랜마스터, 아이디어 요정, 휴먼 허브, 팀 닥터가 있다. 이 유형에 맞춰 직원 간 업무의 강점을 발견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롯데건설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에서 MZ세대 실무진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방식도 시행하고 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사진 앞줄 왼쪽 다섯번째)가 '신입사원과 함께 하는 한마음의 장' 행사에서 신입사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사진 앞줄 왼쪽 다섯번째)가 '신입사원과 함께 하는 한마음의 장' 행사에서 신입사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그런가하면 경영진과 신입사원의 직접 면담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는 건설사도 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는 직접 신입사원들과 소통하며 조직문화 쇄신에 앞장서고 있다. 백 대표는 최근 경기 수원시 송죽동 인재원에서 개최한 '신입사원과 함께 하는 한마음의 장' 행사에 참석해 본인의 현장 경험과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공유했다. 흰티에 청바지를 입고 신입사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 신입사원이 경영진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 신입사원이 경영진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도 신입사원들과 소통하며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공유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경영진과 신입사원들이 소통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신입사원들은 바라는 회사의 모습, 조직문화, 워라밸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경영진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 대표는 "회사의 비전인 종합 금융부동산 그룹을 함께 만들어가자"며 "튼튼하고 좋은, 그리고 자랑스러운 회사로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앞으로 타운홀 미팅, 간담회 등 소통 창구를 수시로 마련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또 현대산업개발은 신입사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선배와 현장직무실습(OJT)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건설 역시 엘-주니어보드(주니어보드) 2기와 타운 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와 주니어보드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만났다. 주니어보드 2기는 전 직원 대상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됐으며, 본사와 현장에 근무하는 20~30대 직원 14명으로 구성됐다. MZ세대의 솔직한 목소리로 경영진과 직원들 간 소통 채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주니어보드 1기의 활동으로 업무개선 및 소통의 변화를 만들었으며, 올해 2기에서는 더욱더 활발한 활동을 통해 롯데건설의 기업문화 개선에 힘쓰도록 하겠다"며 "주니어보드는 롯데건설의 변화의 중심에서 CEO와 직원간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유튜브와 SNS를 활용해 젊은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GS건설은  '자이TV, 롯데건설 '오케롯데', 포스코건설 '더샵TV', 현대건설 '힐스캐스팅', 대우건설 '푸르지오 라이프' 등을 운영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MZ세대의 역할이 커지면서 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건설업계가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세대와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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