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 'MMC' 건설산업 혁신 핵심전략 추진
주택 비용 상승·주택 부족 문제해결 방안으로 활용
국내는 현대·DL이엔씨 등 개발 불구 미흡…정부대책 필요

스웨덴의 MMC기업 보클록이 모듈러방식으로 주택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보클록 홈페이지 캡처]
스웨덴의 MMC기업 보클록이 모듈러방식으로 주택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보클록 홈페이지 캡처]

국내 건설사들이 최신 건축 공법인 탈현장화 시공을 포함한 'MMC(Modern Methods of Construction)' 도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MMC 선진국인 유럽은 2020년 관련 시장이 5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주택 비용 상승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MC'의 국내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건설업 동향 브리핑' 자료 중 '유럽 건설시장의 MMC 적용 동향과 전문기업 분석'에 따르면 유럽의 MMC 시장은 2020년 기준 500억달러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2027년에는 약 8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MMC는 단위 기술이나 방식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의 용어로, ▲탈현장화(OSC; Off Site Construction) ▲공장 제작 및 조립 방식(DfMA; Design for Manufacturing and Assembly) ▲모듈러 ▲프리팹(prefab,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현장 설치하는 것) 포함한 혁신 기술을 말한다.

탈현장시공은 건물의 자재와 구조체 등을 사전에 제작한 후 건설현장에서 조립하는 기술로 현장생산방식(On-site)에서 공장생산방식(Off-site)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실제 영국,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은 OSC 방식으로 건설된 주택 비중이 무려 45%에 이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최근 주택 비용 상승과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MMC 활용을 통한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공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MMC를 건설산업 혁신 핵심전략으로 선정하고, 건설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MMC의 개념 정립 및 기준 제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영국에서 건설되는 20만여 주택 중 1만5000여 주택은 모듈러 주택이다.

국내 건설업체들도 최근 모듈러주택과 사전 제작 콘트리트 공법 등으로 탈현장화 시공에 나서고 있다.

사전제작 콘크리트공법으로 기둥을 만들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사전제작 콘크리트공법으로 기둥을 만들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교량 하부구조 전체에 사전 제작 콘트리트(Precast Concrete)공법을 적용한 조립식 교각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하는 등 탈현장시공(OSC)에 속도를 내고 있다.

PC공법은 탈현장시공의 하나로 기둥, 보, 슬라브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건설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시공 방식이다.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되기에 철근을 조립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기존 방식보다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OSC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향후 4차산업에 따른 다양한 OSC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도입해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개선시키며 건설현장의 선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기술이다보니 적용 시기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제작 공정에서 안전사고는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도건설은 경기 여주 코어 PC 공장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할로우코어 슬래브(HCS)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HCS는 폭 1.2m, 길이 100~200m, 두께 100~500㎜ 규모의 바닥용 PC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물류센터, 경기장, 데이터센터, 지식산업센터, 반도체 공장 등에 공급된다.

DL이엔씨가 부산의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러 주택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DL이엔씨]
DL이엔씨가 부산의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러 주택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DL이엔씨]

DL이앤씨는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전남 구례, 부여 동남에 176가구 규모 모듈러 주택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DL이앤씨는 2016년부터 모듈러 건축 기술개발에 뛰어들면서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모듈러 구조, 외장, 마감 관련 특허 19건을 출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3층 높이의 국내 최초 중고층 모듈러 주택 실증사업인 '용인 영덕 A2블록 경기행복주택'의 견본주택 품평회를 열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품평회 결과 일반적인 공법으로 지은 주택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모듈러 주택의 제작 수준이 발전한 모습이라는 평이 대부분이었다"며 "현장 정밀시공과 공장 정밀제작을 통해 최고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의 행복주택 106가구를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한다.

반도건설은 경기 여주 코어 PC 공장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할로우코어 슬래브(HCS)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HCS는 폭 1.2m, 길이 100~200m, 두께 100~500㎜ 규모의 바닥용 PC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물류센터, 경기장, 데이터센터, 지식산업센터, 반도체 공장 등에 공급된다.

MMC가 합리적인 가격에 빠른 속도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국내 건설시장에서는 아직 초보단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건설시장에서 모듈러, PC 등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할 수 있는 기업은 대형사 중심으로 소수에 그치고 있다"며 "건설사업 수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MMC 방식 활용 확대는 기업과 정부가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MMC 선진기업은 생산설비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으며, 건물정보모델링(BIM) 등을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 기술 활용뿐 아니라 제품의 기술적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힘쓰고 있다"면서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한 세제 혜택과 기술개발 비용 융자 등 금융지원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굿모닝경제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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